회사채 시장 '꽁꽁'…우량등급 발행도 '급감'

입력 2016-01-03 09:23  

지난해 2분기에만 3조원대의 영업손실이 드러난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3일 한국은행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비우량 등급(A등급 이하) 회사채의 발행과 유통이 위축되는 현상이 우량 등급(AA등급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 규모에서 만기도래분을 뺀 순발행 규모를 보면 우량등급이 작년 1분기 3조원, 2분기 3조6000억원에서 3분기엔 8000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우량등급 회사채의 지난해 3분기 순발행액은 2012년 2분기 1조8000억 원어치가 순상환된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비우량등급은 발행보다 상환이 더 많은 상황이 지속됐다.

순발행 규모가 작년 1분기 -3조6000억원, 2분기 -7000억원, 3분기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 위축은 장기 경기침체로 기업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대우조선의 대규모 적자 사태 이후 조선·해운·철강과 같은 취약업종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진 결과다.

비우량등급에 한정됐던 경색현상이 최근에는 우량등급으로 확산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전방위로 위축되는 모습이다.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우량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분기 81.9%, 2분기 81.5%에 달했다가 감소세로 돌아서 작년 2분기엔 69.4%로 70% 선이 무너졌다.

발행뿐만아니라 유통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전체 회사채 거래량 중에서 비우량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25.2%였으나 2분기엔 22.6%로 떨어졌다. 3분기에는 19.0%를 기록, 20% 밑으로 하락했다.

비우량 등급 회사채의 거래량이 20%에 미달한 것은 2014년 3분기(16.5%) 이후 1년 만이다.

기업 신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과 유통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정상적인 기업까지 자금난을 겪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증과 차환발행을 지원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기업들이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기능이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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