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월 총선에서 국회를 정상으로 돌려놓자

입력 2016-01-03 18:13   수정 2016-01-04 05:48

2016년 대한민국 최대 변수는 단연 4월 총선이다. 이미 예비정치인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자칫하면 이런 정치바람이 내년 12월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정치권은 때가 왔다는 듯 북새통이다. 야당은 말 그대로 불 난 집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이 공식화한 가운데 어제는 김한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어 동교동계도 이달 중엔 탈당할 것이라고 한다. 분당은 기정사실화됐다.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툭하면 벌어지던 야당 분열의 재판이다. 안철수 신당은 신당인지조차 알 수 없다. 새누리당을 수구 보수, 더민주를 낡은 진보라고 비판하지만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구호 역시 안 의원이 중도 사퇴했던 2012년 대선 때의 재탕이다. 새정치론, 합리적 개혁론은 아직도 콘텐츠가 없다. 사람만 바꾼 지역정당의 재탄생이다. 야당의 낡은 이념 편향성이 끝내 파탄을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 이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정체성 상실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보수정당을 자처하지만 ‘비박, 친박, 진박’ 하며 벌이는 내부 공천경쟁은 무슨 가치와 이념을 지향한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정치가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은 19대 국회가 입증하는 그대로다. 자체 개혁은커녕 중다수결을 규정한 국회선진화법으로 스스로 ‘무능국회’ ‘불임국회’를 자초했다.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은 새해로 넘겼고 선거구 획정도 스스로 못 하는 국회다. 몰가치 정당인 여당의 무능, 경제난을 볼모로 잡은 야당의 파괴 본능이 담합한 결과다.

이른바 ‘87체제’ 30년이다. 한 세대가 흘렀는데도 산업화·민주화 시대의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 수명을 다했다. 6월 민주화 항쟁의 성과를 인민주의, 대중주의, 국가주의, 전체주의에 넘겨주고 말았던 것이 문제의 출발이었다. 대의제를 길거리 민주주의로 타락시키는 이런 정치를 청산하고 질서정연한 민주주의, 숙의 민주주의로 진화해 가야 한다. 잃어버린 30년을 더는 반복할 수 없다. 썩은 정치, 낡은 패러다임으로는 미래가 없다. 이번 선거에서부터 국회를 정상궤도로 돌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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