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스캔들' 극복해야
AB인베브·다우케미칼, M&A 마무리가 관건
[ 박종서/홍윤정 기자 ]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는 ‘파리 목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실적이 부진하면 가차없이 밀려나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느 CEO가 자리를 내줘야 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생사 여부를 주목해야 하는 ‘위기의 CEO’ 15명을 소개했다. WSJ는 “주주와 투자자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러 위기를 기회로 바꿀 시간이 매우 촉박한 CEO도 있다”고 전했다.
◆교체 물망 1순위는 야후의 메이어
WSJ로부터 가장 가혹한 평가를 받은 CEO는 머리사 메이어 야후 CEO다. WSJ는 “투자자들이 이미 지난달 CEO 교체를 검토했을 정도로 메이어는 인심을 잃었다”며 “야후의 턴어라운드(실적개선)는 잊어버리라”고 조언했다. 메이어는 2012년 야후 CEO로 등판했지만 지난해부터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1년 전 주당 5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33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2010년부터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인 미국 캐 膏袈?CEO를 맡아온 더글러스 오버헬먼도 불안하다. 캐터필러는 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 경기 성장세 둔화로 중장비 수요가 줄어들면서 4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2012년 658억달러였던 매출이 올해는 48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의 데이비드 테일러 CEO는 2013년부터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WSJ는 미국 화장품 방문판매업체 에이본의 셰리 매코이 CEO와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CEO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주주들이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의 마르셀로 클라우르 CEO는 지난해 매출이 약간 늘었지만 수년간 적자를 봤기 때문에 올해 실적이 매우 중요해졌다. 지난해 1월 맥도날드의 지휘봉을 잡은 스티븐 이스터브룩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턴어라운드로 관심을 끌었지만, 투자자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 콘티넨털의 오스카 무노즈는 발등에 떨어진 영업력 악화 문제에 손도 대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심장마비로 입원해 아직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스캔들 위기 해결이 관건
배출가스량 조작사건으로 폭스바겐의 ‘운전대’를 잡게 된 마티아스 뮐러 CEO도 ‘풍전등화’ 신세다. 캐나다 최대 제약회사 밸리언트의 마이클 피어슨 CEO는 분식회계 스캔들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피어슨은 지난해 성탄절에 폐렴으로 입원해 휴직 중이어서 사태 해결이 요원해졌다.
먹거리 안전을 강조하며 미국의 대표적 멕시칸 음식점으로 떠오른 치폴레는 식당 이용자의 집단 식중독으로 위기에 빠졌다. 스티브 엘스 CEO가 공개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다.
인수합병(M&A) 성사 여부가 자리 보전의 핵심인 CEO도 있다. 세계 최대 맥주제조업체 AB인베브의 카를로스 브리토 CEO는 지난해 성사시킨 사브밀러와의 합병을 계획대로 완료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유럽 등의 반독점 규제당국이 합병을 허용할지가 관심이다. 캐나다 2위의 철도기업 캐나디안퍼시픽의 헌터 해리슨 CEO는 미국 철도회사 노포크서던을 30억달러에 인수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CEO도 1200억달러짜리 초대형 화학·농업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라이벌 듀폰과의 합병을 마무리해야 한다.
HP를 컴퓨터 등의 제조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으로 분할한 멕 휘트먼 CEO는 지금껏 해보지 못한 업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해 어깨가 무겁다.
박종서/홍윤정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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