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엉덩이, 모두 빨갛진 않아…바나나 좋아한다는 것은 편견

입력 2016-01-03 20:37  

조삼모사요? 우릴 뭘로 보세요!

과학으로 드러난 원숭이에 관한 몇가지 오해
침팬지·고릴라·오랑우탄 제외한 나머지 영장류를 원숭이로 구분
원숭이 엉덩이 파란색 등 다양

대부분 바나나 없는 환경서 서식…개량된 바나나, 당도 높아 해로워

이해타산 빠를 정도로 영특…화성에 보낼 '마션 원숭이' 교육중



[ 박근태 기자 ]
영장류 중에서 유인원인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를 제외한 나머지를 원숭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원숭이는 모두 264종으로, 가장 작은 원숭이는 15㎝ 정도고 가장 큰 원숭이는 1m에 이른다. 원숭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1~2% 차이가 나는 침팬지 수준은 아니지만 유전자의 93%를 공유한다.

신라시대 동물원에도 살아

원숭이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간에서는 ‘납’이나 ‘잔나비’로, 옛 문헌에서는 ‘원후(猿)’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삼국시대 신라의 수도 서라벌(경주)에 주변국에서 선물?보내온 원숭이가 사는 동물원이 있었다는 기록이 내려온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394년(태조 3년) 일본 사신이 왜구에게 잡혀간 양민을 돌려 보내며 원숭이를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세종대왕은 제주도에서 사육하는 원숭이를 잘 기르고 번식시키라는 명을 내리기도 했다. 원숭이는 옛 한반도에 살기도 했다. 충북 청원군 두루봉과 제천시 점말동굴 등 구석기 유적지에서는 원숭이 뼈가 화석으로 발견됐다. 연구자들은 당시 한반도와 일본 등 주변 지역이 모두 육지로 연결돼 있어 원숭이들이 건너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는 ‘붉은 원숭이의 해’라고 부른다. 겨울 원숭이로 불리는 일본 원숭이는 얼굴색이 빨간 것이 특징이다. 아프리카에 사는 맨드릴개코원숭이는 선명한 붉은색 코가 위협적이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게’라는 노래가 있지만 모든 원숭이 엉덩이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원숭이는 파란색 등 다양한 엉덩이 색을 가지고 있다. 원숭이 엉덩이가 빨게지는 이유는 번식과 관련이 있다. 암컷 개코원숭이는 수컷을 받아들일 기간이 되면 엉덩이 색이 빨갛게 변한다. 대부분 원숭이는 흑백을 제외한 색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일부 원숭이만이 색상을 구별한다.

조삼모사 한다는 말은 오해

옛 기록에는 원숭이가 사람을 닮고 흉내 내는 것이 간사스러워 재수 없는 동물로 묘사한 것도 있다. 이런 오해는 인간과 비슷한 독특한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원숭이는 사람처럼 거울을 보고 자신을 의식한다. 지난해 1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는 원숭이를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훈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고사성어인 ‘조삼모사(朝三暮四)’에서 등장하는 어리석은 모습과는 달리 셈도 빠르다. 미국 에머리대 연구진은 꼬리감는원숭이가 손해보기를 한사코 거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원숭이에게 먹이를 얻기 위해 교환 수단인 자갈과 바꾸는 훈련을 시킨 결과 자신이 자갈 하나를 주고 오이 하나를 얻었는 데 반해 옆의 원숭이가 포도를 얻는 것을 보면 화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원숭이가 바나나를 좋아한다는 것도 속설에 불과하다. 일부 원숭이만이 자연에서 나는 바나나를 먹을 뿐 대다수는 바나나가 나지 않는 지역에 살고 있다. 영국 과학자들은 사람 입맛에 맞춰 당분이 많은 바나나가 원숭이에게 해롭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위험에 내몰리는 원숭이

1960년대 개와 쥐를 대상으로 했던 동물 실험 결과로 탄생한 약물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자 사람의 먼 친척에 가까운 원숭이가 실험 대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에이즈바이러스(HIV) 백신, 서아프리카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연구에서도 효능을 입증하는 데 동원되고 있다. 위험천만한 우주개발에도 최선봉에 섰다. 미국은 1949년 로켓에 수컷 붉은털원숭이인 앨버트 2세를 실어 지구에서 134㎞까지 쏘아올렸다. 이 원숭이는 세계 최초로 우주여행에 성공한 ‘우주 원숭이 1호’로 기록됐다.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는 지난해 인간보다 앞서 화성에 갈 원숭이를 선발해 훈련시키고 있다.

전 세계 원숭이 절반은 심각한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에 사는 원숭이들이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 24종은 사실상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고, 아시아에 사는 원숭이 65종 가운데 71%가 멸종 위기에 처해 보호가 절실하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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