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쏠림·수익성 악화로 증가세 둔화
1인당 관람 편수는 4.3편…세계 최고
[ 유재혁 기자 ]
2015년 영화 관람객이 3년 연속 2억명을 넘어서면서 5년 연속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 총관객은 전년보다 1.03% 증가한 2억1728만8892명을 기록했다. 2012년 이후 3년 연속 2억명을 넘어섰다. 매출은 2014년보다 3.07% 증가한 1조7154억2174만9578원으로, 2009년 이후 7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체의 52%인 1억1293만2308명으로, 2011년 이후 5년 연속 점유율 50%를 웃돌았다. 한국영화의 인기가 외화를 앞선 덕분이다. ‘베테랑’(1341만명)과 ‘암살’(1270만명)이 각각 1000만명 이상을 모았고 ‘사도’(624만명) ‘내부자들’(705만명·상영 중) ‘연평해전’(604만명) 등이 힘을 보탰다. 최근 개봉한 ‘히말라야’(512만명·상영 중)도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화로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명)이 1000만명 고지에 올랐고 ‘킹스맨’(613만명)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612만명) ‘쥬라기 월드’(554만명) 등이 선전했다.
영화 관객과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것은 멀티플렉스가 확산하면서 영화 관람이 가족 단위의 문화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영화의 품질이 개선되면서 할리우드와 맞먹는 경쟁력을 확보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영화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3년부터 3년간 총관객 수 증가율은 1% 안팎에 머물렀다. 매출 증가율도 2004~2014년에는 연평균 7%였지만 지난해에는 3.07%에 그쳤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 씨는 “매출 증가율이 관객 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관람료가 비싼 주말 시간대 관람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토·일요일 관객은 2014년(9758만명)보다 3.4% 증가한 1억89만명을 기록했다.
급증하는 한국영화 개봉 편수에 비해 관객 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영화 개봉 편수가 2009년 119편에서 지난해 256편으로 115% 늘어나는 동안 관객 수는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작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000만명 이상 모은 영화는 ‘베테랑’ ‘암살’ ‘어벤져스’에다 2013년 말 개봉한 ‘국제시장’까지 사실상 네 편이다. 2010년 이전에는 1000만명 이상 모은 영화가 연평균 한 편꼴이었다.
1인당 관람 편수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간 4.2~4.3편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1인당 관람 횟수를 더 이상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