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파만파 우려되는 사우디·이란 외교단절

입력 2016-01-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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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경제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번엔 중동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관계를 전면 단절한 것이다. 사우디가 지난 2일 반정부 테러혐의로 47명을 처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중엔 이란이 만류해온 소수 시아파 지도자 4명이 포함돼 있다. 이란의 성난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총영사관에 난입해 방화하자, 사우디는 48시간 내 이란 외교관들의 출국을 명령했다. 그 여파로 어제 국제유가가 한때 2% 이상 뛰었고 중국 상하이증시는 장중 7%까지 폭락한 끝에 아예 거래가 중단됐다. 코스피지수도 1910선으로 밀려났다. 예기치 못한 ‘중동발(發) 쓰나미’다.

이번 사태는 뿌리 깊은 이슬람 종파 분쟁에다 중동 맹주 자리다툼, 석유 증산 문제, 국제적 이해관계 등이 얽히고설켜 상당한 파장이 우려된다. 1000년 이상 반목해온 수니파(사우디)와 시아파(이란) 종주국 간 갈등으로 당장 이슬람권이 둘로 갈릴 판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자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요인인 시리아와 예멘 내전은 이제 끝을 알 수 없게 됐다. 게다가 극단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척결하기 위한 국제협력도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사우디·이란 분쟁은 복합 연립방정식이자 난제 중의 난제다. 정치·경제적 이해도 복잡한데 종교적 갈등이 도화선이 됐기 때문이다. 수니파와 시아파 간 대립은 기독교와 이슬람 갈등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오죽하면 서로 이교도 취급을 할 정도다. 양국은 1988~1991년 종교이념 논쟁으로 단교한 적이 있지만 이번 사태는 셰일혁명 이후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고 러시아는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터져 심각성을 더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제유가다. 저유가 쇼크가 문제라고 해도 수요 회복이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유가가 뛰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쇼크가 될 것이다. 벌써부터 국내 산업계에선 대(對)중동 수출 차질, 건설수주 ‘절벽’을 걱정하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저유가 등 3대 악재도 버거운데 새로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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