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미래 손실 반영해야
[ 김태호 기자 ] 삼정KPMG가 국제회계기준 금융상품기준서 개정안(IFRS 9)의 2018년 시행을 앞두고 국내 은행들의 전산시스템 구축 등 회계 컨설팅 프로젝트를 사실상 ‘독식’해 주목을 끌고 있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세 곳의 IFRS 9 개정안 관련 회계 컨설팅 주관사로 선정됐다. 삼정KPMG가 회계감사를 맡고 있어 컨설팅을 제공할 수 없는 신한은행을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 대형은행들의 IFRS 9 개정안 관련 자문 업무를 싹쓸이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컨설팅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2018년 시행될 예정인 IFRS 9 개정안은 금융회사와 일반 기업의 재무제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상품의 미래 손실을 측정해 반영하도록 한 것이 핵심 내용이다. 지금은 금융상품 손실을 반영할 때 실제 손실이 난 이후 대손충당금을 쌓으면 되지만 IFRS 9이 도입되면 손실 징후가 나타나기만 해도 이를 회계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은행들은 IFRS 9 개정안 도입과 함께 손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특히 금융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해운 조선 등 이른바 ‘취약업종’ 소속 기업에 대한 여신이 많은 은행일수록 손실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들은 IFRS 9 개정안 도입을 앞두고 저마다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진단)를 진행하는 등 회계제도 개편 이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회계전산시스템도 IFRS 9에 맞춰 재편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삼정KPMG는 은행들이 이처럼 IFRS 9 대응 작업을 진행할 때 회계 컨설팅을 제공한다. 삼정KPMG는 이 과정에서 은행당 20억~30억원의 컨설팅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는 한국이 IFRS를 전면 도입하기 직전인 2000년대 후반에도 국민은행 등 은행을 대상으로 회계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은섭 삼정KPMG 부대표는 “IFRS 9 개정안 도입에 맞춰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은행 컨설팅 수행 역량을 키워온 것이 결실을 봤다”며 “IFRS 전문 회계법인으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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