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의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현직 게임업계 인사가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참여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장은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이어 영입한 두 번째 외부 인사다. 문재인 대표는 "표창원 전 교수가 '정의'를 상징한다면, 김병관 의장은 '혁신'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이 벤처 신화 경험을 토대로 우리 당을 더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만들고, 대한민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역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병관 의장은 "열정으로 도전하는 청년에게 안전그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문화콘텐츠산업, 바이오산업, ICT 등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년들이 역동적으로 벤처를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벤처창업 및 회사경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를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의 이번 입당은 게임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게임 업계는 그 동안 정치권과는 거리를 둬 왔기 때문이다. 김 의장과 함께 근무했던 한 게임사 고위 임원은 "(김 의장의 정치 참여는) 매우 의외다"라고 말했다.
IT 기업인 게임사들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으로는 약자의 위치에 서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16억6361만 달러이며, 이 가운데 게임산업은 8억6768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게임은 한류 콘텐츠 수출의 효자산업이지만 정치권의 인식은 좋지 못하다. 셧다운제를 비롯해 각종 게임 관련 규제들이 연이어 만들어질 때도 업계를 대표해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과거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과 손인춘 의원이 게임규제 법안을 발의해 파장을 일으켰고, 국제 게임쇼 지스타 개최도시인 서병수 부산시장 역시 이 법안에 공동 발의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나온 김 의장의 정치참여에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시켜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산업의 규모와 기여도에 비해 항상 정치권에서는 찬밥 신세 면치 못했다"며 "김 의장이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잘 설명해서 업계를 대변해 주는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의진 의원 등이 활동하며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면, 김 의장의 정치참여는 늦은 감이 있다"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다만 김 의장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미칠 정치적 파장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의 정치 참여 선언만으로도 연휴 이후 웹젠의 주가는 장 초반부터 술렁였다. 김 의장은 총선 출마 시 최대주주인 웹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웹젠의 경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거쳐 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 공학석사를 마쳤다. 이후 벤처기업 솔루션홀딩스를 공동창업했으며, NHN 게임제작실장 등을 거쳐 웹젠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로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게임사다. 지난해 출시된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 역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p>
백민재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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