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멋대로 지방 복지, 부동산 세수 믿고 큰소리 치나

입력 2016-01-05 17:39  

성남시가 중앙정부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이재명표(標) 복지사업’ 세 가지를 강행하겠다고 나섰다. 무상 공공산후조리원에 56억원, 무상 교복사업에 25억원, 24세 주민 1만1300여명에게 연간 50만원을 주는 청년배당사업 113억원 등 전면 시행에는 총 194억원이 소요된다. 처음부터 반대여론이 만만찮은 지자체발 복지 포퓰리즘 사업들이다. 결과가 뻔하기에 중앙정부도 일관되게 만류해온 것들이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까지 청구한 성남시가 헌재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밀어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건복지부가 재의를 요구하고 대법원 제소방침까지 밝힌 상황에서 총선을 앞둔 정쟁거리로 끌고가겠다는 계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엊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의 부당한 간섭에 맞서겠다”고 말했지만 복지 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의 판단은 전혀 부당하지 않다고 본다. ‘성남시내 산후조리원의 60%만 이용되는 상황에서 시가 무상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공공이 민간의 영역을 무단 침해하는 것’이라는 행정자치부의 비판도 전적으로 타당하다.

상급단체인 경기도에서는 돈이 없다며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0원으로 편성해 새해 벽두부터 학부모는 물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판에 중앙정부와 전면전을 불사하며 3대 무상시리즈를 강행하겠다는 성남시다. 시가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은 최악의 경우에도 교부금만 포기하면 그만이라는 속셈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 3000명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하겠다는 소위 ‘청년수당’에 대한 복지부의 재의 요구를 묵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나 성남시나 현 시장들 임기 중엔 선심성 복지가 그럭저럭 시행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동산 반짝 경기는 최근 급속히 싸늘해지고 있다. 주택 경기가 급랭하면 ‘천수답 지자체’들은 곧바로 재정 건전성을 걱정할 처지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복지는 누구도 끊기 어렵다. 막무가내 지방 포퓰리즘에 대한 심판도 2년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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