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지 않는 투자'로 자금몰이
[ 안상미 기자 ] 삼성자산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의 선두 주자다. 2011년 12월 말 출범한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3조4035억원 규모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에 몰린 자금이 1조400억원이다. 시장점유율이 30%에 육박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 H클럽 에쿼티 헤지(Equity Hedge) 1호’와 ‘삼성 H클럽 멀티스트래티지 1호’ 등 총 7개 펀드를 운용 중이다. 시황에 관계없이 매년 8~10%의 절대수익을 내고 있어 개인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삼성 에쿼티 헤지 1호’는 최초의 한국형 헤지펀드로 46개 펀드 중 덩치(설정액 3000억원)가 가장 크다. 2011년 12월 설정 후 지난해 말까지 37.80%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4년간 연평균 9%의 수익을 낸 셈이다. 지난해 미국 금리 인상 등 각종 악재로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가 2.76%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이 펀드는 7.24%의 수익을 냈다.
‘삼성 H클럽 멀티스트래티지’는 주식 롱쇼트(상승 예상 종목을 사고 하락 예상 종목을 공매도), 이벤트 드리븐(기업공개, 유상증자, 기업 분할 등에 따른 주가 변화를 활용한 투자) 등 다양한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하는 상품이다. 2012년 2월 설정 이후 지난해까지 약 4년간 35.89%의 누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6.94%의 수익을 냈다. ‘삼성 H클럽 하이브리드’는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중·저위험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증시가 부진했던 지난해엔 주식 비중이 높았던 펀드들보다 나은 9.92%의 수익을 냈다.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의 장점은 수익률이 아니라 낮은 변동성이다. 모든 펀드의 변동성이 5% 이하다. 어느 시기에 펀드에 가입해도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허윤호 헤지펀드본부장은 “전방위적인 위험 관리를 통해 ‘잃지 않는 투자’를 운용철학으로 삼아 지켜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헤지펀드본부를 확대 개편했다. 투자자들이 맡긴 자금이 늘어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주식 투자 전략 수립을 돕는 에쿼티헤지팀과 주식 외 자산에 대해 연구하는 크로스에셋팀이 새로 꾸려졌다. 운용인력도 4명에서 9명으로 늘어났다. 허 본부장은 “새로운 조직을 구성한 것은 신상품 출시를 위한 포석”이라며 “올해 안에 해외 주식과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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