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비례대표 출신 54명중 5명만 19대서 살아남아
새누리 민현주 - 더민주 홍종학, 인천 연수서 '비례끼리 대결'
신의진, 길정우와 '공천 경쟁'…김광진, 순천서 이정현에 도전장
[ 은정진 기자 ]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 54명 중 41명이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산된 통합진보당 의원 2명을 제외하면 52명 중 78.8%가 중진 정치인의 ‘징검다리’가 될 지역구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몇몇 비례대표는 당의 전략공천용으로 대기하고 있어 출마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비례의원이 앞다퉈 출마하고 있지만 이들의 재선 확률은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에 비교되곤 한다. 4년간 지역 텃밭을 다져온 정치위원장 및 ‘토박이’ 정치 신인과 공천 경쟁을 벌여 예선을 통과하면 결선에는 대부분 현역의원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비례대표의 지역구 출마현황을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은 10일 현재 27명 중 불출마를 표한 강은희 손인춘 양창영 송영근 등 4명을 제외한 21명이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자스민과 신경림 의원은 출마 ㈉寬?확정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21명 가운데 16명이, 정의당은 비례대표 4명 전원이 지역구를 정했다.
지금까지 역대 총선에서 비례의원들의 재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제도가 시작된 17대 이후 지금까지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확률은 10% 안팎에 불과했다. 18대 국회의 초선 비례대표 54명 중 19대에서 당선된 의원은 5명으로 생존율이 불과 9.25%였다.
여권에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초선 비례대표 22명 중 나성린 의원(부산 부산진갑)과 친박연대(이후 새누리당과 합당)의 노철래(경기 광주)·김을동(서울 송파병) 의원만이 19대 지역구 의원으로 입성했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도 비례대표 15명 가운데 김상희(경기 부천소사)·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의원 둘만 살아남아 13.3%의 생존율을 보였다. 지금은 사라진 자유선진당(4명), 민주노동당(3명), 창조한국당(2명) 비례대표는 전원 지역구 입성에 실패해 생존율 0%를 기록했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들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을 지역구로는 서울 양천갑과 강서을, 인천 연수 등이 꼽힌다. 지역구 분구가 예상되는 인천 연수에는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과 홍종학 더민주 의원 등 2명 비례의원이 이미 표밭을 다지고 있다.
서울 양천갑에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의진 의원과 현역 길정우 의원, 더민주 비례대표 김기준 의원이 예비등록을 마쳐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강서을엔 한정애·진성준 더민주 비례대표 두 명이 당 공천싸움에 뛰어들었다. 김광진 더민주 의원은 자신의 고향이자 2014년 재·보선에서 당선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인 전남 순천·곡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낮은 생존율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의원들이 앞다퉈 지역구 도전에 나서는 이유는 ‘지역구 재선=3선 지름길’이란 공식 때문이다. 처음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시행된 17대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가운데 8명이 18대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이들 중 5명(황진하·나경원·유승민·이군현·서상기 의원)은 19대에서도 연이어 당선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17대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박영선 더민주 의원 역시 서울 구로을에서 3선 의원이 됐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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