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탈옥, 영화같은 체포…멕시코 '마약왕', 자신의 영화 찍으려다 6개월 만에 덜미

입력 2016-01-10 19:17   수정 2016-01-10 19:26

[ 홍윤정 기자 ] 지난해 7월 멕시코 연방교도소에서 땅굴을 파고 탈옥했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이 지난 8일 다시 체포됐다. 자신의 인생을 영화로 담겠다는 욕심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멕시코 검찰은 이날 구스만 고향인 멕시코 서북부 시날로아주 로스모치스에서 구스만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검거 과정에서 멕시코 해군이 범죄조직과 총격전을 벌여 조직원 5명을 사살하고 6명을 검거했다. 멕시코 수사당국은 구스만이 자신의 일생을 영화화하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그의 은신처를 파악할 수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익명의 취재원 말을 인용, 구스만이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숀 펜과도 만났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이전 검거 때와 달리 이번엔 구스만을 미국에 인도할 예정이다. 구스만은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하고 폭력조직을 동원해 수천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미국 정부의 수배를 받았다. 구스만은 미국에서 유통되는 코카인의 80%를 공급해왔다. 아렐리 고메스 멕시코 검찰총장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국으로 압송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NBC 방송도 미국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 조만간 구스만의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지난해 6월 미 정부가 구스만을 넘겨달라고 했을 때 멕시코에서 형기를 마쳐야 미국으로 인도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구스만이 탈옥하면서 멕시코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멕시코는 구스만과 같은 중범죄자가 다시는 탈옥을 꿈꿀 수 없도록 마약 관련 범죄인의 미국 압송을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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