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협회 2인자 선임 놓고 '낙하산 논란' 재점화

입력 2016-01-12 19:16  

금융계는 요즘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 은행연합회 전무 내정설
생·손보협회 전무직에도 관료 낙하산 오나 '촉각'



[ 이태명/박동휘/이지훈 기자 ]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권 협회들의 다음달 정기총회를 앞두고 각 협회 2인자인 ‘전무’ 자리를 누가 꿰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주요 협회들이 부회장 직제를 없애면서 전무가 회장을 도와 협회 업무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은행연합회 전무 자리에 관료 출신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다시 관피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정부 부처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퇴임한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이 다음달 말 은행연합회 전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원장은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 기획재정부 세제실 등에 오랜 기간 몸담은 경제관료다. 기재부 조세정책관을 거쳐 2013년 7월 조세심판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상임심판관·원장을 차례로 지냈다. 은행연합회 전무 자리는 전임 민성기 전무가 올해 초 신설된 한국신용정보원 원장으로 옮기면서 공석(空席)인 상태다.

금융권에선 김 전 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한동안 사라졌던 퇴직 관료의 낙하산 관행이 퓨苡틂ご?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4년 이른바 ‘관피아 방지법’을 마련해 관료 출신이 민간 기업이나 협회로 이직하는 걸 엄격히 제한했다. 금융위원회도 금융업권에 만연한 관피아 관행을 막기 위한 규정을 마련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퇴직자들이 주로 갔던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6개 협회 부회장직을 없앤 것이다. 대신 전무직을 신설해 협회 내부 출신을 선임하도록 권고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2월 기재부 출신인 남진웅 부회장의 임기가 끝나자 부회장을 없애고 전무직을 신설했다. 은행연합회도 지난해 3월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김영대 부회장의 임기가 만료된 직후 부회장 직제를 폐지하고 민성기 당시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손보협회도 지난해 1월 금감원 감사실 국장 출신인 장상용 부회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부회장 직제를 없앴다. 생보협회 역시 지난해 9월 금감원 출신 오수상 부회장의 임기가 끝난 직후 정관을 개정해 부회장 직제를 폐지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기연 부회장(전 금감원 부원장보)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께 전무 직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대외적으로는 부회장 호칭을 사용하지만 직제는 전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석인 은행연합회 전무에 세제 업무만 해왔던 퇴직 관료가 내정된 게 사실이라면 낙하산 인사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부 인사를 승진 임명하려는 다른 협회들의 전무 선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손보협회와 생보협회는 각각 지난해 1월과 지난해 9월 부회장직을 없애고 전무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도 전무를 선임하지 못한 상태다. 두 협회는 “내부 사정 때문에 선임을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금융계에선 금융당국 눈치를 보느라 인사를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들이 관피아 논란이 수그러들면 다시 협회 고위직으로 가려는 생각에서 협회 내부 출신이 전무로 선임되는 걸 마뜩지 않아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관료들을 민간협회에 낙하산으로 가지 못하도록 규제한 게 1년밖에 안됐는데 벌써 기조가 바뀌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태명/박동휘/이지훈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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