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은 "임금피크제 도입 위한 취업규칙 변경 찬성"
[ 백승현 기자 ]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 2대 지침(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정부의 2대 지침 추진을 이유로 노·사·정 합의 파탄을 선언했지만 국민의 생각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일방적 임금 삭감’ ‘쉬운 해고’를 위한 것이라며 지침 자체를 반대해온 노동계의 주장에 국민 다수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인사관리학회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3일간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의 70%가 임금피크제 도입 시 취업규칙 변경의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는 것에 찬성했다.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9.7%였다. ‘보통’이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7%, 3.3%였다.
설문조사는 유·무선전화로 했으며, 표준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최대 허용오차 ±3.1%포인트다. 한국인사관리학회가 고용노동부의 후원을 받아 설문조사 기관인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했다.
취업규칙이란 근로자가 준수해야 할 규율과 임금, 근로조건 등을 담은 일종의 사규로, 근로기준 萱?10명 이상 사업장에선 취업규칙을 정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취업규칙을 변경하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서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을 위해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지침은 기존 정년을 기점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피크제가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만, 정년이 늘어나는 만큼 고용이 연장되고 총임금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기준으로 볼 때 근로자 절반이나 노조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도 가능하다는 게 골자다.
저(低)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에도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력운영 방안’을 발표한 뒤 지침 마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노동계는 ‘쉬운 해고를 위한 노동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저성과자에게 전환배치, 충분한 교육훈련을 통해 개선 기회를 주고, 성과 향상이 없는 경우에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인사관리 방안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54.3%는 찬성한다고 답했고, 24.4%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보통’과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20.6%, 0.8%였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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