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며 '선수 모시기' 집중
제주도로 몰리던 발길 돌려
[ 최성국 기자 ] 13일 새벽 4시 전남 해남군 해남읍 공설운동장. 동이 트기도 전 육상트랙에는 조명탑 불빛 아래로 뜨거운 숨소리가 연신 터져나왔다. 거제육상연맹 소속 초·중·고교 선수 등 35개팀 300여명이 새벽공기를 마시며 트랙을 달리고 있었다. 가문현 문산여고(파주시) 감독은 “해남군에 전지훈련을 온 지 올해로 14년째”라며 “훈련여건이 좋아 매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땅끝마을’로 잘 알려진 전남 해남군이 동계전지훈련지로 인기를 끌면서 지역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골프선수 30명을 시작으로 이달 13일까지 9개 종목 108개팀, 2089명이 해남 스포츠콤플렉스 일대에서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주에도 육상, 씨름, 축구 등 36개팀 830명이 해남을 찾는다.
해남군은 이번 겨울(2015년 12월~2016년 2월)에 300개팀 5000여명(연인원 7만500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하 ?있다. 군 관계자는 “동계전지훈련을 온 선수단이 해남에서 70억원 이상을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해남군은 동절기 특별한 산업이 없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전국의 운동팀을 대상으로 ‘선수 모시기’에 적극 나섰다. 군은 스포츠마케팅팀을 설치해 동계훈련이 없는 3~10월까지 전국 대회장을 찾아 김, 고구마 등 지역특산품을 나눠주며 유치활동을 폈다. 훈련 여건도 잘 준비했다. 축구장 수영 펜싱 육상트랙 등을 한곳에 모아 훈련환경을 좋게 하고 대흥사 집단시설지구를 선수단 숙소로 저렴하게 제공했다.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도 10대를 운행한다. 훈련이 없는 날엔 선수단을 위한 뮤지컬 레이저쇼 등 문화공연을 열어주고 주말엔 김치 담그기, 바다낚시 등 지역문화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8억원을 들여 육상경기장 앞에 재활프로그램센터를 지어 선수들의 웨이트트레이닝과 부상선수 치료를 돕고 있다. 해남병원과 지정협약을 맺어 부상선수 즉시치료시스템도 갖췄다. 군 관계자는 “올겨울 참가신청이 많아 배구와 펜싱 국가대표팀은 수용하지 못했다”며 “향후 전천후경기장 신설과 산악훈련장 증설 등 시설을 확대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남=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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