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신년회견·대국민담화] "중국, 북한에 필요한 조치 안하면 5차, 6차 핵실험도 못 막는다"

입력 2016-01-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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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손잡아주는 게 최상의 파트너
안보리 대북 제재서 중국 역할 믿는다" 압박
"새로운 제재 포함된 결의안 도출 힘쓸 것"



[ 전예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 대(對)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실험 제재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집중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이 누차 공언해 온 ‘북핵불용’의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추가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방안 마련에 착수한 가운데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담화 첫 부분부터 시작해 전체 내용의 4분의 1을 북핵 문제에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북한이 강행한 4차 핵실험을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자, 우리 민족 생존과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 “동북아 지역은 물론 전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이 과거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대북 제재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 제재 조치를 취하기 위해 미국 등 우방국과 협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되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안보리 제재에 대해서는 “금융·안보·무역 등 새로운 조치를 포함해 포괄적인 제재가 나올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동안 거론됐던 △북한 선박 입항 금지 △ 수출입 품목 제한 △해외 계좌 동결 등 광범위한 경제 제재가 검토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중국의 역할을 언급할 때 어조는 단호했다.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 손잡아주는 게 최상의 파트너”라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중국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직접 입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한 발언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중국에 대한 신뢰감도 드러냈다. “중국과 긴밀히 소통한 만큼 중국 정부가 한반도 긴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핵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구축해온 한·중 관계를 깨지 않기 위한 발언이라?해석이다. 정부의 ‘대(對)중 외교실패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강력한 메시지에도 중국 측이 호응하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의 대중 외교 틀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우방국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 이른바 ‘톈안먼(天安門) 망루 외교’를 펼치면서 ‘중국 경도(傾倒)’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외교에 공을 들인 만큼 이번에는 시 주석이 화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처럼 중국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신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만큼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동에서 중국이 반응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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