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경찰 출신 14명 국회 입성 도전

입력 2016-01-16 09:00  

김석기·김용판 등 총선 예비후보 등록

"치안법 등 입법 지원"…경찰 내부선 기대감



[ 윤희은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정해룡 전 강원지방경찰청장은 명예퇴임식을 하고 33년간의 경찰 생활을 마감했다. 오는 4월에 치러질 20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정 전 청장은 최근 철원·화천 지역 선거구에 예비 후보등록을 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재까지 전직 경찰관 14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경찰청장, 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경찰서장, 청문감사관에 이르기까지 직급도 다양하다.

19대 국회에서 경찰 출신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의 윤재옥 의원과 김한표 의원,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등 3명이다. 윤 의원은 경기지방경찰청장, 김 의원은 거제경찰서장 출신이다. 권 의원은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경찰에서 마지막으로 지냈다. 최근 20년간 금뱃지를 단 경찰관 출신은 이무영 전 경찰청장(18대), 이완구 전 충남지방경찰청장(15, 16, 19대) 등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 출신 국회의원이 적은 점을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국회에 경찰 출신이 가능한 한 많이 있어야 충분한 경찰예산 확보와 필요한 법안 통과에 도움이 될 텐데, 현재의 인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사권 독립과 관련한 검찰과의 갈등 과정에서도 국회에 검사 출신이 많아 경찰이 불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나마 20대 총선에는 경찰 출신 후보자가 크게 늘어 당선자 대거 배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경찰 출신 후보자 7명이 출마했다.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북 경주에서 출마해 관심을 모았지만 경찰 재임기간인 2009년 발생한 용산 철거민 참사 등과 관련된 논란 끝에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낙마자 중 김 전 청장과 최기문 전 경찰청장은 이번 총선에도 출마할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출마를 선언했다. 김용판 전 청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행사·언론 활동을 통해 활발한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벌써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경찰 출신이 얼마나 의석을 차지할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한 경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직된 편인 경찰 조직에서 오랫동안 일하다 보니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지역구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지 못해 낙선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 같다”며 “최근에는 경찰 조직 자체도 과거보다 유연해졌고 경찰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고 있어 좋은 선거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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