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건설주(株)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제 조치가 해외건설 시장에 '단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전략물자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 대해 대(對)이란 수출입 제한을 해제했다. 이로써 그동안 교역 금지 품목으로 묶인 자동차와 조선, 해운, 항만, 석유화학제품 등에 대한 수출입이 자유로워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히 이란 건설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란 건설 시장은 지난해 기준 681억달러(한화 약 82조4895억원) 규모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중동지역 3위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건설시장은 앞으로 연간 1000억달러(한화 약 121조800억원) 규모로 성장해 한국의 최대 건설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저유가로 가라앉은 해외건설 시장에 단비같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2020년까지 2000억달러(한화 약 242조1600억원) 규모의 플랜트와 인프라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나라 건설사는 이란 제재가 시작되기 전인 2009년까지 국가 수주순위 6위에 오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란은 사실상 대부분 경제 제재가 해제되는 만큼 빠르게 교역을 시작할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신규수주 갈증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 중에도 과거 공사 실적이 있거나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 이란 수주 건수를 살펴보면 대림산업 21건, 현대건설 7건, GS건설 4건을 기록하고 있다"며 "대림산업은 제재 이후에도 현지 지사를 유지해 신뢰도가 매우 두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경우 각각 정부 포상금을 받은 점과 가장 최근 입찰 경험을 지닌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실제 발주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점은 우려할 요인이다. 현재 이란 정부는 오랜 경제 제재와 저유가로 재정이 약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첫 발주는 올 하반기에 들어서야 시작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신규 발주는 내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 발주가 다른 중동국가의 재정 악화로 이어져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다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이란은 지난해 7월14일 핵 합의 과정에서 원상복구될 수 있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넣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협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이 있어 해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주가는 각각 1.27%, 2.27% 상승 마감했다. GS건설의 경우 장중 4.60%까지 치솟다 상승폭을 반납하며 0.22%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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