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인 '불행', 나를 위한 '망각' 사이
당신의 불행 역시 잊혀질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 데이터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래빗'의 [데이터텔링]은 그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 '오래된 미래'로 가는 세번째 주제는 '불행과 망각'입니다.
3회는 뉴스래빗의 새 브랜드 '다크 래빗(Dark Lab-it)'이 자체 제작한 3분 35초 분량의 '단편 영화'입니다.
↓영화 형식의 [데이터텔링] 바로 감상해보세요
# Scene 1. (서울역 시위 현장, 길게 늘어선 의경)
차 막히게 뭣들 하는 짓이야. 뭔 힘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참.
# Scene 2. (피켓을 든 비정규직 시위자)
누구는 인턴 안 해봤나. 경기가 살아나야 고용을 할 거 아냐. 무턱대고 정규직만 요구하니 쯧쯧.
# Scene 3. (서울역의 노숙자들)
서울역엔 온통 노숙자야. 구걸할 시간에 일을 해야지, 일을. 이래서 복지를 줄여야 해.
# Scene 4.(서울역 안, TV 속 독거노인 실태 뉴스)
젊을 땐 뭐했고, 자식들은 다 어디갔어. 에휴 난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 Scene 5.(빠르게 들어오는 기차 안, 신문을 펼치며)
(지나가는 두산 기사) 어린 나이에 희망퇴직이라니. 그래도 젊잖아. 다시 시작하면 되지 뭐.
# Scene 6.(지나가는 이혼 기사)
결혼이 장난이야. 말세야 말세. (전화벨) 응, 여보 지금 가고 있어.
# Scene 6. "난 아니다"
당신은 은퇴 이전의 20~50대의 근로자다. 안정된 직장, 건강, 가정을 가졌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 세상의 불행은 내 일이 아니라고.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다? "난 아니다 90.5%"
술이나 마약에 중독된다? "난 아니다 95.5%"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다? "난 아니다 92.1%"
노후준비 부족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된다? "난 아니다 96.7%"
자살을 시도한다? "난 아니다 98.4%". 하지만 대한민국은 11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
<자료 출처= 청장년층의 <span style="color:#FF0000">비현실적 낙관주의와 경제적 은퇴준비행동 - 인송하(2013), 조사 대상 20~50대 근로자 250명>
# Scene 7. (굴러가는 공, 로또 추첨 화면으로)
당신은 당신의 삶이 어떻게 잘 굴러갈 거라 확신하는가?
하물며 요행을 바라고 있지 않는가. 심지어 내가 고른 로또 번호는 당첨 확률이 더 높다고 믿으며.
# Scene 8. 타인의 불행
타인의 불행에 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 경쟁 사회.
타인의 불행에 공감 못할만큼 제 살기 바쁜 우리 사회.
한국 직장인 연간 총 근로시간은 2285시간, 은퇴 나이는 남 72.9세, 여성 70.6세.
근로시간 및 은퇴 나이 모두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다. 그만큼 많이 그리고 늙어서까지 일해야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출처=OECD, </span>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장근로시간 제한의 고용효과' 보고서>
# Scene 9. 불신 사회
타인에 대해서 낮아져만 가는 관심과 신뢰.
베이비붐 세대(51세-59세 1955-1963년생) 가운데 '타인을 믿을 수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불과 16.5%. 비교적 ?은 세대인 에코 세대(1979-1992년생)는 베이비붐 세대 더 낮은 11.9%에 그쳤다.
이 사회의 어른 역할을 맡고 있는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활력을 불어넣어야할 젊은 세대도 타인에 향한 불신을 숨기지 않는다. <출처= <span style="font-family:apple sd gothic neo">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5>
# Scene 10. 긍정경험지수
2014년 유엔(UN)이 측정한 긍정경험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43개국 중 118위에 그쳤다. 긍정지수는 개인이 일상에서 긍정적 감정을 얼마나 많이 경험하는지를 따진다.
그만큼 한국인은 직장에서건, 학교에서건 삶을 긍정적으로 여길만한 따뜻함과 여유를 느끼지 못한 채 생활한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 자살 예방 보고서에서도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173개국 중 3위. 삶에 대한 만족도는 세계 최하위권이고, 자살률은 세계 최상위권인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 Scene 11. 행복은 어디에
당신은 치열하게 살아서 정말 행복해졌나요?
# Scene 11. 당신에게도 불행이 닥친다면
"내 일도 아닌데 뭐.."
세월호 등 가슴 아픈 이웃의 일들을 빨리 지워내는 우리들.
아픈 일들을 빨리 무의식 저편으로 던지려는 보호 기작.
"망각은 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니체
망각은 때론 선물이지만, 불행이 당신에게 찾아왔을 때
당신 역시 잊혀질 수 있습니다.
불행은 불행이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믿는 사람을 항상 주시합니다.
내 삶이 저들보다 더 고귀하고 치열하다고 착각하는 순간
내안에 봉인된 악마는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다크 래빗(Dark Lab-it)'은 부조리한 사회 구석구석의 면면을 진중하고, 어두운 색체로 주시하는 '뉴스래빗'의 새 제작 브랜드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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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김민성, 연구=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rot011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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