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태양광 패널 설치…남은 전기 ESS에 저장
가스·열·물까지 통합 관리…에너지 비용 연 평균 10억 절감
[ 김현석 기자 ] 공장 지붕 전체가 태양광 패널로 빽빽하다. 내려오니 1㎿급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나타난다. ESS가 설치된 빌딩은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중앙통제센터다. 태양광발전으로 만든 전기, ESS에 저장한 전기, 그리고 전선망을 통해 들어오는 전기 등을 비교해 가장 값싼 전기를 각 공장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곳이다. 전기뿐만이 아니라 가스 열 물 등도 이런 식으로 관리한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있는 LS산전 청주 2사업장은 변압기 계량기 등 30여가지의 전기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곳에 지난해 7월 FEMS가 설치됐다. 1㎿급 ESS와 2㎿급 태양광 발전설비, 똑똑한 전력량계인 스마트미터,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이뤄진 총합체다. 오래된 보일러 등도 고효율 보일러와 냉온수기로 바꿨다. 총설치비는 67억원. 그러나 안정화가 끝나자 벌써 매달 에너지 소비량은 지난 3년간 월평균보다 25%가량 줄었다. 전병학 LS산전 지원혁신팀장 ?“연간으로 보면 1년에 10억원가량 에너지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7~8년이면 설치비를 다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나라다. 2014년 한국의 총 전력 소비량은 478테라와트시(TWh)로 경제 규모가 두 배가 넘는 독일(516TWh)과 비슷하다. 국민 1인당으로 따져도 전기 소비량은 1만㎾h에 달해 독일 일본보다 20~30% 많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62%를 산업 현장에서 쓴다. 그 다음이 건물 21%, 수송 18% 등의 분야다. 하지만 이런 소비는 지속될 수 없다. 지난해 말 파리 기후협약회의 합의로 한국은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LS산전 관계자는 “에너지를 많이 써온 공장부터 에너지를 똑똑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FEMS는 공장 설비에 맞춰 에너지 사용과 비용을 최적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솔루션이다. 각 공장의 에너지 사용 및 가동 현황을 파악해 미리 수요를 예측하고 효율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식이다. LS산전은 청주사업장 FEMS 상용화를 시작으로 공장과 빌딩, 백화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EMS 시장은 2013년 113억달러에서 2020년 224억달러로 연평균 10.3%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국내 FEMS 시장 규모가 2013년 2096억원에서 2020년 1조1152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청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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