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샨후 로코조이 대표는 '초시공영웅전설'에 대해 높은 자신감을 표했다. 과연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3년간 공들인 개발기간, PVP콘텐츠라는 신무기, 해외 유명 개발진 및 성우 대거 투입 등 '초시공영웅전설'은 로코조이의 전사적 역량과 투자비용이 총집약된 게임이다. 카드RPG 명가로 발돋움하는 로코조이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기에 여러 모로 부족하지 않다.
로코조이는 '탑오브탱커'로 이미 이 분야에서 정상을 맛본 경험이 있다. '탑오브탱커' 중국 사용자 수만 무려 1억여명이다. '초시공영웅전설'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클 수밖에. 그러나 노련한 로코조이에게도 중국 및 글로벌시장은 만만치 않았다. 1월 15일 한중일 동시 출시한 '초시공영웅전설'은 20일 현재 중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62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한국의 경우 72위, 일본의 경우 100위권 밖이다.</p>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충분히 웰메이드 반열에 들 자격이 있다. 5명의 영웅을 배치해서 적의 공격을 막아낸다는 구성은 일반적인 카드RPG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전체적인 만듦새는 제법 야무지다. 호쾌한 타격감, 아기자기한 캐릭터, 화려한 그래픽 효과, 다양한 성우진 스펙트럼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그동안 로코조이가 카드RPG에서 쌓은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 있다.
글로벌 공략을 위해 모두에게 익숙한 고전 IP를 활용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대만의 PC 패키지 게임 '초시공영웅전설'을 바탕으로 동서고금의 신화, 소설, 동화 등의 유명한 인물들을 총출동시켰다. 한국의 인물로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일본의 인물로는 오다 노부나가가 등장한다. 아서왕, 클레오파트라, 초선 등 다수의 유명 인물들을 영웅으로 디자인했다.
한국, 중국, 일본 유저들을 한 서버에서 싸우게끔 만든 PVP콘텐츠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복잡한 관계에 놓인 한중일이 아닌가. 왠지 다른 나라 유저들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묘한 경쟁심이 게임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p>
그러나 중국 특유의 중화사상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세계 영웅들이 총출동하지만, 스토리상 주인공은 삼국지연의의 조운이다. 나머지는 조연 역할에 머무른다. 게다가 등장하는 여성 영웅들은 죄다 조운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 정작 조운은 여자에게 별 관심이 없는, 의협심에 불타는 전형적인 열혈 캐릭터인데 말이다. 마치 통속적인 무협소설을 보는 느낌이라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다. 도무지 감정 이입이 되지 않는다.
한국 영웅으로 세종대왕을 선택한 것도 다분히 중국 중심적 시각이다. 중국인에게 익숙한 위인을 고르다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온화한 이미지의 세종대왕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어색하다. 한국 개발사라면 세종대왕 대신 홍길동, 일지매, 전우치, 광개토대왕 등 전쟁영웅에 가까운 인물들을 선정했을 것이다.</p>
서동민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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