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연장, 은행·보험사·국민연금 등 22개 채권단 전원 동의 필요
4월 말까지 구체안 마련…국민연금·하나은행 입장 ‘최대 변수’
이 기사는 01월19일(11: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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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채권단이 2조2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만기를 최소 2년 이상 연장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매각 작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이자 일부를 유예 또는 후불 지급하는 등 금융 지원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신한은행과 MBK파트너스는 각각 채권단과 주요 주주들을 대리해 인수금융 연장을 위한 실무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씨앤앰 지분 93.81%를 들고 있는 특수목적회사(SPC)인 국민유선방송(1조5600억원)과 씨앤앰 자체 대출(6300억원) 등 총 2조1900억원 규모 인수 금융은 오는 7월말 만기가 도래한다.
MBK는 주요 채권단들에게 씨앤앰 매각을 여유있게 추진하기 위해 최소 2년 이상 만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오는 4월 말까지 만기 연장 방안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씨앤앰의 채권단엔 신한은행(3750억원) 하나은행(3720억원) 국민은행(1180억원) 등 대형 시중은행 뿐 아니라 국민연금(3600억원) 대한생명(2800억원) 새마을금고중앙회(2000억원) 등 22개 국내 대형 금융기관들이 포함돼 있어, 씨앤앰 만기 연장 여부가 올 상반기 금융권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MBK는 당초 SK텔레콤과 경영권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SK텔레콤이 씨앤앰 경쟁사인 CJ헬로비전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매각 재추진하기 위해 만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의 매각가격(100% 기준 1조8500억원)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새로운 투자자가 리파이낸싱(차환)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과 유사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씨앤앰을 팔더라도 주주(9500억원)들은 전액 투자 손실, 선순위 채권자들은 대출 원금 중 2000억~5000억원가량의 손실을 본다는 계산서가 나온다.
MBK와 신한은행은 만기 연장 과정에서 대출 금리 및 지급 조건을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별로 5.5%~7% 대출 금리 일부 또는 전부를 유예한 후 매각이 완료된 후 지급하는 현물 지급(Payment In Kind) 방안과 상장 자회사인 IHQ 지분(56.73%) 일부 매각이나 추가 신용 보강 등을 통해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만기 연장에 성공하려면 전체 22개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채권단은 특히 국민연금과 하나은행 입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채권단에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형 금융기관이면서 다른 채권단과 달리 주주로서 씨앤앰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만기 연장 방안이 사실상 씨앤앰 주주들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내부 승인을 받는 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만기 연장 방안에 동의할 수 밖에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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