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위안화 다음엔 홍콩달러화, 변수 영향력은?

입력 2016-01-21 11:17   수정 2016-01-21 17:21

[ 이민하 기자 ] 중국 시장에 대한 자금 유출 우려가 홍콩으로 번져가고 있다. 중국과 홍콩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면서 국내 증시에도 연일 악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FOMC를 기점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에 변화가 생기면 아시아시장에서의 자금유출 흐름도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21일 오전 10시43분 현재 미국 달러화 대비 홍콩달러는 7.8128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밤 뉴욕 외환시장 대비 0.06%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오전 홍콩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당 홍콩달러 12개월 만기 선물 가격은 7.8875를 기록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흔들렸던 역외 위안화 환율이 안정화를 보이는가 싶더니 이번엔 '홍콩달러(HKD)'가 급등세를 보였다"며 "홍콩달러의 급등은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당 홍콩달러는 전날 현물 시장에서 7.8229까지 상승, 달러 페그제의 환율 변동범위(7.75~7.85) 상단과 격차가 0.35% 차까지 좁혀졌다. 2007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위안화 약섦?다소 진정돼 1달러당 6.7위안까지 상승한 이후 현재 6.6위안으로 하락한 반면 홍콩달러는 7.75달러에서 7.82달러로 상승했다"며 "중국정부 개입으로 인해 위안화 약세 심리가 다소 진정됐지만, 투기 세력이 홍콩달러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콩달러가 급등세를 지속할 경우 중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해외자금유출이 홍콩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전반을 뒤흔들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금융시장에서의 추가적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페그제' 폐지에 대한 소문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페그제 폐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홍콩금융관리국(HKMA)도 달러 페그제를 폐기할 계획도, 의향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리서치 팀장은 "스위스의 경우도 지난해 달러 페그제를 폐지한 이후 오히려 환율이 급등, 자금유출이 심해졌다"며 "현 제도를 유지한 채 시장 개입을 통해서 환율 변동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안정화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27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대 변수다. FOMC를 기점으로 달러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전날 홍콩달러의 급격한 절하, 국제 유가의 하락, 미국 증시의 부진은 모두 달러 강세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 심리가 진정될지 여부가 국내외 글로벌 주식시장의 반등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중국, 홍콩 주식시장은 역내외 위안화와 홍콩달러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의 자본유출 우려는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중국의 자본유출 우려가 위험요인으로 반영될지 여부는 미국 FOMC의 금리인상 일정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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