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범도 잡고 외적도 잡고…조선 '민생파수꾼' 산척

입력 2016-01-21 17:42  

[ 유재혁 기자 ] 산척, 조선의 사냥꾼

‘산척’ ‘산포수’ ‘산행포수’ 등으로 불리던 조선의 호랑이 사냥꾼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민생의 파수꾼이었고 전시에는 구국의 영웅이었다. 임진왜란 당시 거창 우현전투에서 왜군을 물리친 경상도 의병 부대는 산척들이 주축이었고, 진주성 전투에서도 산척들은 매복 작전으로 왜군을 패퇴시켰다. 평소 무예로 단련된 그들은 전장에서 정규 군인보다 뛰어났다.

《산척, 조선의 사냥꾼》은 호랑이와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구했던 산척의 실체를 각종 사료를 통해 살펴본다. 한반도는 호랑이들의 주 서식지였다. 조선 초기 경상도에서만 1년에 수백명이 물려 죽는 호환이 발생했다. 백성들은 호랑이 때문에 밤에는 거의 다니지 않았다.

산척들은 조총이나 화살, 그물 등으로 호랑이를 포획해 백성들을 지켰다. 병자호란 때는 왕의 호위무사들로 활약했고 구한말 병인양요 때는 강화도에 출몰한 프랑스군을 격파했으며 일제 강점기에도 의병부대로 활약했다. 호랑이 사냥꾼들은 1907년 일제가 총포화약류단속법을 시행해 총기류를 제한하면서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이희근 지음, 따비, 232쪽, 1만3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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