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코리아오토글라스…규제 족쇄 풀리고 '성장판' 열린다

수출길 열린 코리아오토글라스, 공모가보다 40% 올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벗어난 이노션도 연일 주가 고공행진


[ 김익환 기자 ] 경영 활동을 옥죄던 규제와 계약이 풀리면서 앞으로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낼 종목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 이노션 현대글로비스 등이다.


KCC그룹 계열 자동차유리업체인 코리아오토글라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33% 오른 1만535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2월29일 상장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주가는 공모가(1만1000원)와 비교해 39.54% 높았다.

KCC가 일본 아사히글라스(AGC)와 합작해 설립한 이 회사는 그동안 해외 진출이 사실상 막혀 있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유리업체 AGC는 KCC와 합작계약을 맺으면서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항을 계약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AGC의 해외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코리아오토글라스 상장 과정에서 AGC가 보유 지분을 40%에서 19.9%로 줄이면서 합작 계약도 사실상 파기됐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해외 수출 길이 열린 것이다. 최주홍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앞으로 현대자동차 등의 공장이 들어선 중국 또는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광고대행사 이노션도 지난해 7월17일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주가는 전날보다 1.27% 오른 7만9500원으로 공모가(6만8000원) 대비 16.91% 높았다.

이노션은 현대차의 광고 수주 물량을 갈수록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노션 상장 과정에서 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보유 지분을 50%에서 29.9%로 낮췄다. 대주주가 지분율을 30% 미만으로 낮추면서 이노션도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났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총수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기업과 거래할 경우 일감 수혜를 입는 기업에 대해 매출의 5%까지 과징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이윤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공정거래법 규제를 받지 않고 현대차 광고물량을 늘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당분간 매년 매출이 15%씩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말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현대글로비스도 현대차 관련 운송 매출이 크게 뛰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경쟁업체인 자동차 운송선사 유코카캐리어스의 일감을 일부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02년 스웨덴 해운사 발레니우스와 합작해 유코카캐리어스를 설립했다. 합작계약을 통해 2015년까지 매년 현대·기아차 해상 수송 물량의 60%를 유코카캐리어스에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올 들어 관련 조항이 효력을 잃으면서 현대차그룹이 해상 수송 물량 일부를 유코카캐리어스에서 현대글로비스로 이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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