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트리 리포트] "아이오와를 보면 미국 대선 보인다"…경선 1위 75%가 본선행

입력 2016-01-24 17:44   수정 2016-01-28 14:23

미국 대통령 선거의 풍향계 아이오와 코커스 D-7

카터·오바마, 아이오와서 1위
당 후보 선출 뒤 대통령 당선

힐러리-샌더스…트럼프-크루즈
경선 여론조사 '엎치락뒤치락'

3월 15개주 동시선거 거치며 각 당 대선후보 윤곽 나올 듯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caucus)가 1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각 당 주자 간 1위 쟁취를 위한 막판 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각 당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까지 약 6개월간의 레이스가 시작되는 출발지다. 개막전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후원금과 언론의 관심이 쏠리기 때문에 각 당 경선 선두주자들은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다.


◆민주·공화 1·2위, 아이오와서 초접전

오는 7월 민주·공화 전당대회에서는 코커스(당원 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 선거)에서 선출된 대의원들이 모여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민주당 전당대회엔 3635명, 공화당엔 2472명이 모인다. 이 중 과반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다. 대퓻便湧?미리 지지후보를 밝히기 때문에 전당대회 전에 각 당 후보가 대략 결정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공화당에서는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힐러리는 3635명의 대의원 중 600여명의 ‘슈퍼 대의원’ 대다수로부터 이미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슈퍼 대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와 상원의원으로 구성된다. 힐러리는 전국 지지율도 10%포인트 이상 샌더스에 앞서 있다. 그러나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이메일 게이트’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8년 아이오와에서 ‘정치 신인’ 버락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에게 패배하며 대선 후보 자리를 내준 힐러리로선 물러설 수 없는 경선이다. 힐러리는 자신이 총기규제 강화와 건강보험개혁 등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 정책을 계승해나갈 ‘적통’임을 강조하고 있다. 샌더스를 겨냥해서는 ‘이상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샌더스는 힐러리와 월가의 유착관계 등을 부각해 ‘개혁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격하고 있다.

공화당 경선 선두인 트럼프도 아이오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크루즈를 상대로 거센 공격을 퍼붓고 있다. 크루즈의 피선거권 자격 시비(캐나다 출생 의혹)를 제기한 데 이어 상원의원 선거자금 문제(골드만삭스 대출자금 신고 누락 의혹)도 물고 늘어지고 있다. 크루즈는 “밥 돌 전 상원의원 등 워싱턴 기득권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기 시작했다”며 “트럼프는 이미 기득권?포섭됐다”고 반격했다.

◆아이오와는 대선 등용문

아이오와 코커스가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첫 행사가 된 것은 1972년이다. 이후 민주당 경선주자 중 아이오와에서 1위를 한 8명 중 6명이 대선 후보가 됐다. 일종의 ‘대선 등용문’인 셈이다. 1976년 지미 카터 당시 조지아 주지사가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 후보로 선출됐고, 그 여세를 몰아 39대 대통령에 올랐다. 2008년 오바마도 같은 루트를 밟아 44번째 백악관 주인이 됐다.

공화당에선 예외가 많다. 1980년 대통령에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했고, 1988년 조지 H W 부시 후보도 3위였지만 그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8년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아이오와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당 후보로 확정돼 결선에서 오바마와 맞붙었다. 2012년엔 릭 샌토럼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이 아이오와에서 2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경선에서 밋 롬니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다.

선거 전문가들은 아이오와가 첫 경선지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 형식으로 이뤄지고, 인구 구성도 백인이 전체 인구의 87%를 차지(미국 전체로는 62%)하는 등 대표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슈퍼 화요일 고비…15개주 동시경선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다음달 9일)에 집중하는 후보들도 있다. 프라이머리가 비밀투표로 진행되고, 비당원들까지 투표에 참여하기 때문에 민심을 더 잘 반영한다는 평가가 있다. 1952년 이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차지하지 않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당시 민주당 2위)과 2000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공화당 2위) 등 두 번뿐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2월(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네바다 코커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과 3월 경선(슈퍼 화요일과 미니 슈퍼 화요일 등)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각 당의 경선 구도가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1일 ‘슈퍼 화요일’엔 대의원 배정이 많은 텍사스 프라이머리(민주 252명, 공화 155명) 등 총 15개주에서, 3월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엔 플로리다 프라이머리(민주당 대의원 246명, 공화당 99명) 등 6개 지역에서 각각 경선이 동시 개최된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 지도부의 트럼프에 대한 불신 때문에 당 후보 결정 때까지 ‘중재전당대회’ 개최 문제가 이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재전당대회는 과반 지지율을 확보한 후보가 없을 때 당 지도부가 개입해 후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중재전당대회는 다수결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 때문에 1952년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열린 적이 없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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