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서화동의 데스크 시각] 산업에 '관광'의 모자 씌우자

입력 2016-01-24 18:08  

서화동 문화스포츠부장 fireboy@hankyung.com


축구선수 구자철이 2011년 분데스리가로 처음 진출했던 팀은 볼프스부르크였다. 독일 북동부 니더작센주에 있는 볼프스부르크는 인구 약 13만명의 작은 도시다. 이런 중소 도시가 프로축구팀까지 운영하는 건 1938년 이곳에 설립된 폭스바겐 덕분이다. 2000년 6월 폭스바겐이 문을 연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 아우토슈타트는 연간 250여만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다. 축구장 40개 면적의 아우토슈타트는 본사와 출고센터, 자동차 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등이 연계된 곳으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다고 한다. 산업 현장이 어떻게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관광 모자론’이라는 게 있다. 관광산업의 범위가 아주 넓어서 어떤 분야든 ‘관광’이라는 모자만 씌우면 다 포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연경관이나 문화유적은 물론 농업, 어업, 제조업, 의료, 교육, 스포츠 등 사실상 모든 분야가 관광과 접목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얘기다.

1999년 문을 연 일본 도쿄의 자동차 테마공원 메가웹은 도요타자동차를 전시하고 직접 몰아보거나 가상체험을 할 수 있는 테마파크로 연간 550여만명이 찾는 명소다. 방문객 중 35%는 외국인이다.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의 헨리 포드 자동차 박물관 역시 연간 방문객이 160여만명에 이른다.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다. 어떤 산업 분야든 스토리를 입히고 콘텐츠를 만들면 관광객을 불러모을 수 있다. 몇 해 전 헝가리에 갔을 때였다. 수도 부다페스트 남서쪽의 천년 고도 베스프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독일의 마이센, 덴마크의 로열 코펜하겐과 더불어 유럽 3대 명품 도자기로 꼽히는 ‘헤렌드 도자기’의 생산지인 헤렌드 마을이 있었다. 마을에는 도자기 공장은 물론 정교한 문양을 손으로 그려 넣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세공실과 박물관, 전시관, 상점,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어 도자기 제조 과정 견학, 상품 구입이 원스톱으로 해결됐다.

냉전시대 무기공장이 밀집했던 곳을 창의력 넘치는 예술촌으로 바꿔 놓은 중국 베이징 북쪽의 798예술구 등 산업유산을 관광명소로 만든 곳도 많다. 일본은 관광지로 운영되는 산업유산이 약 1000곳에 이르고 이들 관광지를 찾는 사람이 연간 10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산업관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산업관광에 참여한 외래 관광객은 약 28만명. 전체의 2.7%에 그쳤다. 산업관광에 참여한 기업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330여개로 전체의 0.01%에 불과했다. 그나마 전시·홍보 위주여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은 미흡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문체부는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기업과 연계한 10대 명품 산업관광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보기술(IT)·자동차·항공우주·식품·화장품·한방 등을 활용해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만들고 산업관광에 참여하는 외래 관광객을 2018년까지 1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민관 협력이 필수다. 내달 중 정부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단체, 관광업계 등으로 구성될 민관협의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서화동 문화스포츠부장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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