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도원 기자 ] 지난 26일 일부 언론에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부문을 KCC 측에 넘긴다는 시장 풍문이 기사화됐다. 사실이 맞다면 삼성물산이나 KCC 양측 모두 공시를 해야 할 주요 사안이었다.
이미 KCC와 계열사 KCC건설, 삼성물산 주가는 소문이 퍼진 25일부터 들썩이고 있었다. 전 거래일(22일) 종가 7040원이던 KCC건설 주가는 25일 장중 한때 26.3% 오른 889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KCC 또는 KCC건설이 국내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넘겨받으면 주택사업에서 대규모의 신규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삼성물산과 KCC, KCC건설에 전화해 해당 내용의 진위 여부를 물었다. 삼성물산이나 KCC 측 모두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거래소는 이 내용을 주식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거래소는 풍문이나 언론보도를 통해 공시 의무사항이 알려지면 해당 기업에 조회공시를 요구하게 돼 있다.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부문 매각은 널리 알려진 풍문일 뿐만 아니라 언론에 활자화까지 된 내용이었다. 투자자들이 공시를 통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이미 언론에 각 사가 풍문과 보도를 부인하는 내용의 기사가 나와 굳이 조회공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거래소 해명이다.
투자자들은 거래소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보도에서 나온 각 사의 부인 내용은 ‘공식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사에서의 비공식 해명이 구속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거래소 규정에도 해당 기업의 입장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조회공시를 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이 와중에 각 사 주가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KCC건설 주가는 28일 전날(7760원)보다 8.3% 오른 8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KCC도 전날(41만8000원) 대비 2.5% 오른 42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그런데도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미확인 정보로 주식을 사고팔면서 손실을 떠안게 될 가능성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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