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서덜랜드 지음 / 이강선 옮김 / 에코리브르 / 376쪽 / 1만8000원
[ 송태형 기자 ] “인간 정신의 멋진 창조적 산물인 문학은 새로이 어떤 형태를 취하든, 어떻게 각색되든 영원히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 삶을 풍성하게 할 것이다.”
평생 영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존 서덜랜드 영국 런던대 영문학과 명예교수(78)가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에서 문학의 역사를 개괄한 뒤 내린 결론이다. 서덜랜드 교수는 문학의 근원인 신화, 가장 오래된 서사시로 전해지는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현대의 그래픽 소설, 웹에서 팬들이 쓰는 소설인 ‘팬픽’까지 문학의 변화를 되짚는다.
이 책은 세계 모든 문학을 아우르는 방대한 분량의 학술적인 역사서가 아니다. 영문학을 중심으로 쉽고 재치있는 문체와 문장, 뛰어난 필력과 핵심을 짚는 통찰로 문학의 흐름을 알기 쉽게 조망하고 문학과 시대·사회와의 상호 작용을 살피는 대중 교양서다. 신화와 서사시, 그리스 비극 등 서양 문학의 공통된 조상을 논하는 ‘고대’ 부분과 ‘세계 ??rsquo;이란 개념이 자리 잡은 20세기 이후 ‘현대’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문학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제프리 초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존 밀턴, 대니얼 디포,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토머스 하디, 해럴드 핀터 등 영문학을 대표하는 시인과 극작가, 소설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그들의 주요 작품을 더 잘 읽는 법을 안내한다.
왜 문학작품을 읽을까. 저자는 “다른 무엇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삶을 풍성하게 하고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는 “최고 수준의 문학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절정에 다다른 인간의 정신”이라며 “우리 마음과 감수성을 확장해 복합적인 것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게 한다”고 설명한다.
이진영 교보문고 잠실점 전문서적파트장은 “시대의 변화를 담은 문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며 “문학을 통해 세상을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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