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증시 '오후 2시 공포증'

입력 2016-01-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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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거래일 중 여섯 번 추락
정부 개입 약화 실망감에 장마감 전 투매물량 쏟아져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최근 중국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후 2시가 두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가 오후 2시 이후에 급격하게 하락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어서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14거래일 동안 오후 2시 이후에 1% 이상 등락한 날이 총 8거래일이었다. 이 중 주가가 1% 이상 떨어진 날이 6거래일이었다. 오전 9시30분에 개장해 11시30분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점심시간 휴장을 거친 뒤 장 마감을 1시간 앞둔 오후 2시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6.42% 폭락한 26일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1차적인 이유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작년 7, 8월 상하이증시가 급락할 때 정부가 관리 중인 펀드를 동원해 오후 2시 이후에 주식을 대거 매입해 종가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시장 개입이 효과를 발휘하자 정부 관리 펀드들엔 ‘국가대표팀’이란 별명이 붙었다. 최근 기대했던 국가대표팀의 시장 개입이 오후 2시가 돼도 나타나지 않자 이때를 기해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도 오후 2시에 증시가 급락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 중국 증권사가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의 주식 평가액이 일정 기준치를 밑돌면 오후 2시에 반대매매 물량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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