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야드 티샷이 홀 속으로…장하나, LPGA 첫 '파4 홀인원'

입력 2016-01-31 18:07  

바하마클래식 3R

8번홀서 3번 우드로 티샷
그린 1m 앞에 떨어져 굴러서 '쏙'

김세영 11언더…1타차 공동 3위
'칩인 이글' 김효주도 11언더파



[ 최만수 기자 ] 아마추어 골퍼가 200야드 파3홀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은 15만분의 1이다. 통상 홀인원 확률(1만2000분의 1)보다 10배는 어렵다. 파4홀이라면 어떨까. 골프전문 매체들은 티샷 앨버트로스 확률을 585만분의 1로 추산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딱 한 번(2001년 앤드루 매기) 나온 대기록이다.

이 파4홀 홀인원이 여자 대회에서 나왔다. ‘장타자’ 장하나(24·비씨카드·사진)가 주인공이다. 장하나는 31일(한국시간)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의 오션클럽골프코스(파73·6625야드)에서 열린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 퓨어실크바하마LPGA클래식 3라운드 8번홀(파4·218야드)에서 3번 우드를 뽑아 들었다. 8번 홀은 이번 대회 파4홀 중 가장 짧은 코스다. 시원하게 페어웨이를 가른 공은 그린 1m 앞에 떨어진 뒤 굴러서 홀에 들어갔다. 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파4홀에서 나온 홀인원. 장하나는 홀 앞에서 큰절을 하며 기뻐했다.

장하나는 “약간 바람을 타고 날아갔는데 정말 멋진 샷이었다”며 “공을 끝까지 보지 못했는데 아버지가 ‘들어갔다!’고 외쳐서 알았다”고 말했다. 장하나의 홀인원은 통산 여섯 번째다. 한 홀에서 3타를 줄였으니 홀인원이자 앨버트로스였다. 장하나는 이에 힘입어 공동 13위(7언더파 212타)로 올라섰다.

이 대회 디펜딩챔피언인 김세영(23·미래에셋)은 2년 연속 우승을 정조준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 더블 보기로 주춤했지만 버디 6개를 뽑아내며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1언더파 208타를 친 김세영은 공동 선두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찰리 헐(잉글랜드)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 4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쓸어담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16번홀(파4)에서 실수가 나왔다. 오른쪽 워터해저드를 피해 왼쪽으로 티샷을 조준했지만 페어웨이에서 너무 벗어났다. 레이업한 뒤 세 번째 샷을 했지만 볼은 그린을 맞고 튀어나가 워터해저드에 빠져버렸다. 1벌타를 받고 다섯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린 김세영은 2m 남짓한 퍼트를 넣어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김효주(21·롯데)도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김세영과 공동 3위에 올라 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효주는 18번홀(파5)에서 그린 앞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이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한국 선수들에게 밀려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도 공동 3위에 올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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