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생각하는 공장', 생산설비 '한지붕 네 가족' 공유…비용 20% 절감

입력 2016-01-31 19:38   수정 2016-02-16 10:25

현장 리포트 - GE '생각하는 공장'에서 찾은 제조업의 미래

인도 푸네공장을 가다
클라우드로 모든 장비 연결…공정 최적화로 생산량 늘려
산업별 데이터 하나로 통합…"올해 매출 50% 성장할 것"



[ 김순신 기자 ]
인도 푸네시에 지어진 제너럴일렉트릭(GE) 공장 내 생산설비 앞에는 직원이 한 명도 서 있지 않았다. 직원들은 생산설비에서 떨어져 태블릿PC를 들고 공정과 제품의 개선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GE가 세계 최초로 세운 ‘생각하는 공장’의 모습이다. 마하트마 필라이 GE인디아 품질관리 부장은 “공장 안에 있는 모든 설비와 제품에서 보내는 정보가 산업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실시간 공유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기계 앞을 지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직원 1인당 매출 10억원

지난 22일 기자가 찾은 푸네 공장에는 한 종류의 생산설비가 21개 있었다. 항공기 부품, 발전설비, 철도 부품, 의료진단기기 등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임에도 생산설비의 종류?하나인 셈이다. 마리숨다람 앤서니 GE인디아 발전부문 부장은 “다른 제품을 주문하면 생산설비가 알아서 모드를 전환해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나의 설비에서 가공과 검사 등 모든 과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공장을 총괄하는 프로그램이 빅데이터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제품의 생산을 더 늘려야 하는지 판단하기 때문에 ‘생각하는 공장’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말했다.

생산설비 내 검사장비가 포함되고 제품별 설비가 필요없는 시스템이 구축되자 제작비용은 20% 줄고, 어느 부품을 생산할 것인지 공장이 스스로 판단하자 생산성은 10% 늘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2만3225㎡ 크기의 공장에 컨베이어벨트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밋 쿠마르 GE남아시아 공급관리 이사는 “푸네 공장은 산업인터넷을 통해 설비, 공정, 공장 최적화까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네 공장은 지난해 2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 매출은 3억달러(약 3600억원)다. 공장 직원이 모두 350명이기 때문에 1인당 약 10억원의 매출을 거둔 셈이다. 쿠마르 이사는 “올해는 데이터 통합 관리 작업이 고도화되고 추가적인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는 전년보다 50% 늘어난 4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각하는 공장 50개 설립 계획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설비의 모니터에는 GE가 아닌 독일 기업 ‘지멘스’의 로고가 찍혀 있었다. 지멘스의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필라이 부장은 “GE는 각 산업용 프로그램이 만든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고 판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체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제작사나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무관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새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쿠마르 이사는 “GE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략은 독일이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 등 세계 각국의 디지털 산업화 정책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2012년 시작된 GE의 산업인터넷 분야는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쿠마르 이사는 “푸네 공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GE는 앞으로 3년간 전 세계에 생각하는 공장 50개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푸네=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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