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9년 수준으로 밀려난 수출, 이대로 주저앉나

입력 2016-02-01 18:07  

올해 1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5%나 줄어든 367억달러로 집계됐다. 6년5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수입을 포함한 교역액이 2009년 12월 수준과 맞먹는 681억달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교역규모 1조달러를 자랑하기는커녕 8000억달러 달성을 걱정할 정도로 한국 무역이 쪼그라들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수출감소가 국력 약화로까지 전이될지 모른다.

특히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철강 섬유는 물론 반도체나 휴대폰 평판디스플레이 등 경쟁 우위에 있는 수출 주력 품목이 대부분 줄어들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OLED(8.7%)나 화장품(2.1%)에서 선전했다는 게 위안이다.

수출이 감소한 데에는 중국 경기 부진과 유가 급락 등 대외 악재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유가 급락은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석유제품이나 석유화학 수출을 대폭 감소시켰다. 일부에선 이들 업종에서 고유가 때 형성된 생산 및 판매 구조가 수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엔화와 위안화의 동반 약세도 수출 부진 요인이다. 약세 통화는 승수적으로 무역을 줄인다는 연구도 있지만 각국은 당장 수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국 화폐의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업종의 구조적 취약성이 본질적인 요인이다. 조선 철강 정보통신기술 등 대부분 수출 주력 업종이 세계 시장에서 공급 과잉에 빠져 있다. 한국 수출품에서 40%가 공?과잉이라는 보고도 있다. 새로운 사업으로의 재편이나 구조조정이 시급한데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은 기술이나 가격 면에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세계 최초로 유전자 치료제를 시장에 내놓을 태세다. 원전을 영국에 수출하고 스텔스 전투기도 판매하려 한다. 파나소닉은 싱가포르에 채소 수출을 도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규제 완화나 법규 정비, 외교적 지원 등으로 수출을 돕고 있다. 기업의 사업 재편이 필요하고 수출의 구조전환이 절실한데도 한국은 마냥 ‘정치놀음’만 하고 있다. 한국 수출은 종착역으로 달려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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