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업체와 벤처캐피털 설립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조성
해외 인프라·사모펀드 투자 확대
[ 이현진 기자 ] “운용자산 규모가 지난해 3조원대에서 올해 4조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자산 운용 시스템을 보완해 한 단계 도약할 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조율래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 이사장(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덩치가 작아 쉽고 과감하게 투자하던 후발주자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리스크(위험) 관리와 인재육성 시스템을 개선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2004년 설립된 과기공은 정부출연연구소와 기업연구소, 비영리연구법인의 과학·기술인들로부터 자금(공제회비)을 조달해 운용한 뒤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곳이다.
과기공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54%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운용 수익률(잠정)은 4.6%로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운용 자산이 2012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3조원을 넘겼다. 올해는 4조2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공제회 측의 예상이다. 올해 목표 수익률은 4.84%로 잡았다.
1984년 행정고시 28회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조 이사장은 과학기술부 기획예산담당관,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교과부 제2차관 등을 지냈다. 2001년 과학기술부 기술개발과장으로 재직할 때 ‘MOST(과기부의 영문약자)투자조합 4호’ 결성을 주도했고 바이오산업 등에 투자한 경험도 있다.
그는 “당시 경험을 통해 투자에는 기술혁신 방향과 이에 따른 사회 및 산업의 변화를 읽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과기공은 기술혁신과 연구성과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기공은 회원들에게서 조달한 자금을 다시 회원의 연구와 그들이 설립한 회사에 투자하는 일이 많다. 자금 조달처와 투자처가 같은 것이다.
이런 특성은 자산 운용에도 반영됐다. 작년 10월 벤처캐피털(VC) ‘세마(SEMA: 과기공의 영문약자)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공제회 가운데 벤처캐피털을 자회사로 둔 곳은 과기공이 유일하다. 자본금 50억원 중 80%(40억원)는 과기공이 출자하고 나머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트랜스링크캐피털이 냈다. 과기공은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정보·통신 분야 신생 기업과 상장을 앞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과기공은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인프라와 사모펀드(PEF)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조 이사 揚?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투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작년 말 ‘기관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이찬우 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을 비상임이사로 영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심의위원회에 이사장이 참석하던 방식을 고쳐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전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꾸기 위해 위기대응 능력을 중점적으로 키울 것”이라며 “투자 포트폴리오 점검과 외부 전문가 수혈, 내부 인재 육성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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