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1등 제품으로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제네시스 EQ900은 나온 지 한 달 남짓 된 자동차여서 판매량에선 아직 1등 제품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EQ900과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에 그룹의 운명을 걸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세계 1등 제품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독립된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2008년 1세대, 2013년 2세대 모델을 내놓으면서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대형차 제네시스의 이름을 고급차 브랜드에 갖다 붙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고급차 브랜드 이름을 제네시스로 정했다고 알리자 세계 각국의 딜러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며 “제네시스 차량이 이미 확보한 인지도를 활용해 제네시스 브랜드도 안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고 말했다.
EQ90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초대 ?럭셔리 세단 개발’을 목표로 2012년 개발에 착수, 4년여 동안 설계부터 양산까지 1200여명의 전담 연구원을 투입했다. EQ900은 어떤 조건에서도 최상의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해 총합내구시험, 혹서내구시험 등 다양한 조건에서 시험을 거듭했다.
차량 1대당 총합내구시험 5만㎞, 혹한내구시험 4만㎞, 엔진 및 변속기 관련 파워트레인 내구시험 4만㎞, 외부도로 주행 시험 5만㎞ 등 최소 18만㎞ 이상의 다양한 성능평가를 진행했다. 시험에 동원된 차량의 총 주행거리는 지구 80바퀴에 해당할 정도다. EQ900은 또 미국 모하비사막의 데스밸리를 비롯한 실제 외부도로에서 혹한·혹서 등 다양한 조건으로 누적 360만㎞에 이르는 내구시험 평가를 거쳤다.
EQ900에 적용한 ‘최초’ 신기술은 14개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 최고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서울대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세계 최초다. 운전자의 키, 앉은 키, 몸무게 등 신체 정보와 운전 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운전대, 사이드미러 등의 위치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맞춤 설정된 자세를 저장해 언제든 불러올 수 있으며, 운전 자세의 허리 체중 부담과 요추 변형 등 건강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3.3L 터보 GDi(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국내 최초다. EQ900의 3.3 터보 엔진의 최고 출력은 370마력으로, 벤치마크 대상인 BMW의 3.0L 터보 엔진(320마력)을 크게 웃돈다. 내부에 공기를 주입해 소음·진동을 줄인 공명관 알로이 휠, 주행 상황 분석을 통해 운전자의 부주의를 알려주는 부주의 운전 경보 등도 국산차 최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EQ900을 시작으로 6종의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2세대 제네시스(차량)는 올해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을 거쳐 ‘G80’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후륜 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한 중형 세단 ‘G70’은 내년 하반기 출시된다. 대형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츠 쿠페 등도 추가된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는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경험과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반응한다”며 “제네시스는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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