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에 인수된 동아원그룹이 오는 4월 사무실로 사용하던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31년 만에 짐을 뺀다.
동아원그룹은 1999년 한국제분이 신동아그룹의 계열사 동아제분을 인수하고 신촌사료를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으로, 동아제분은 신동아그룹이 세운 대한생명 63빌딩(한화 63빌딩)에 1985년 건립 당시부터 입주해왔다.
1999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유동성 위기에 처한 신동아그룹이 2002년 63빌딩을 한화그룹에 넘긴 뒤로는 사무실을 빌려 사용해왔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2일 "오는 4월 계약만료되는 동아원그룹의 사무실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사무실 이전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무실 이전 장소는 사조산업, 사조시스템즈 등 사조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서대문이나 사조해표, 사조대림 등 사조그룹의 식품계열사가 있는 서울 사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사조그룹은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 상태인 한국제분의 경영권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사조씨푸드, 사조해표, 사조대림으로 구성된 사조컨소시엄이 각각 자금을 투입해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한국제분은 동아원그룹의 지주사 격 회사로 핵 ?계열사인 동아원 지분 53.43%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제분 경영권을 사들이면 자회사인 동아원까지 인수하게 된다.
동아원그룹 인수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유는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신속하게 '경영권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길을 터줬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사조그룹 측도 흔쾌히 전직원 100%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이번 인수 과정에서 직원들뿐만 아니라 임원들에 대해서도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약속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귀뜸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동아원그룹은 해체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희상 회장에게는 주요 계열사 중 애완동물 사료브랜드 업체인 ANF(구 대산물산)만 남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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