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 "간절함 되찾으니 골프인생이 달라졌어요"

입력 2016-02-03 18:52  

K골프스타 도전! 2016
(7) '버디 사냥꾼' 조윤지

스타 출신 부모로부터 '스포츠 DNA' 물려받아

데뷔 첫해 우승 후 슬럼프
"그렇게 연습할 거면 집에 가"…최나연 쓴소리에 정신 번쩍

'게으른 천재' 딱지 떼고…지난해 5년 만에 우승컵
올 시즌 2승 이상 거둘 것



[ 최만수 기자 ] 작년 한 골프대회를 앞두고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차 적응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조윤지(25·NH투자증권)를 제외하면 전인지, 서희경 등 모두 해외 경험이 있는 선수였다. 조윤지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내년엔 더 잘 쳐서 시차 적응 걱정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끼가 넘치는 조윤지다운 답변이었다.

조윤지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이유다. 대회장에서 그의 곁엔 늘 사람이 많다. 붙임성 좋은 성격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윤지는 평소보다 더 밝은 모습이었다. 작년 KLPGA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오르며 활약했고, 올해 초 명문팀인 NH투자증권으로 둥지?옮겼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께서 요즘 ‘행복하게 해줘 고맙다’고 말씀하신다”며 “김대섭 이미림 이승현 등 훌륭한 선수들이 모인 곳에서 함께 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윤지는 2010년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을 맡았던 조창수 씨(67)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의 주역 조혜정 씨(63)의 딸이다. ‘스포츠 DNA’를 타고난 조윤지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육상 수영 테니스 등 다양한 종목을 해봤고 그때마다 ‘선수로 키워보고 싶다’는 제의가 들어왔다. 조윤지는 “어렸을 땐 쇼트트랙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훈련과정에서 많이 맞았고 운동에 흥미를 잃었다”며 “대안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한 골프를 계속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조윤지는 2010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라일앤스코트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골프계에선 힘과 기술을 겸비한 조윤지를 한국 여자골프의 차세대 스타로 꼽았다. 하지만 조윤지는 이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고 5년이나 우승하지 못했다. 그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너무 빨리 이루고 나서 성취감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지에게 간절함을 찾아준 사람은 최나연(29·SK텔레콤)이다. “제 골프 인생은 최나연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4년 겨울 연습장에서 이어폰을 낀 채 음악을 들으며 공을 치고 있었습니다. 나연 언니가 그 모습을 보고 ‘그렇게 연습할 거면 그냥 집에 가라’고 하더군요. 집중해서 터치감을 느끼며 치지 않으면 연습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나연 언니는 언제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대회에 맞춰서 몸을 관리하고 철저하게 연습해요. 정신이 번쩍 들었죠. 제게 무엇이 부족한지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조윤지는 최나연을 쫓아다니며 연습 과정부터 대회 준비, 멘탈 등에 관해 조언을 얻었다. 간절함을 되찾은 조윤지는 ‘게으른 천재’라는 딱지를 떼어내고 작년 7월 BMW챔피언십에서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했고 E1채리티오픈 3라운드에선 8연속 버디로 KLPGA투어 최다 연속 버디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조윤지의 돌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베테랑 홍진주(33)는 조윤지를 ‘KLPGA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로 꼽았다.

조윤지는 “‘아달(아이언샷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올해에는 2승과 함께 아이언샷 정확도 1위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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