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보통예금에 수수료도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금융시장에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10년 만기 국채 발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기업 보통예금에 수수료를 매기려는 은행도 나타났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재무부는 개인이나 지방자치단체용으로 3월 발행 예정이던 10년 만기 국채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개인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우정그룹(우체국) 산하 유초은행과 지방은행을 통해 10년 만기 국채를 5만엔 단위로 살 수 있다. 국채금리 급락에다 판매 은행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 수요가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재무성은 이미 개인을 대상으로 한 2년 만기와 5년 만기 국채 모집을 2014년과 지난해 각각 중단했다.
이날 10년 만기 신규 발행 국채금리(가격)는 오전 한때 사상 최저(최고)인 연 0.045%까지 떨어진 뒤 전날보다 0.015%포인트 낮은 연 0.065%에 마감했다. 금융회사들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겨 연 -0.1%의 금리를 적용받는(연 0.1%의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는 금리가 낮아도 국채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도쿄도 내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 “중앙은행 역사에서 아마 가장 강력한 (통화정책) 틀일 것”이라며 “필요하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이와증권그룹은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국채 수익률 동향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주 후반 예정됐던 회사채 발행 조건 결정을 미뤘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대기업 보통예금 계좌수수료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수료 수준에 따라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다른 대형은행도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을 따라 수수료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예금과 대출금리는 이미 속속 떨어지고 있다. 최대 지방은행인 요코하마은행과 하치니은행은 1년 이하 정기예금 금리를 보통예금 금리와 같은 연 0.02%로 내렸다. 국채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자산운용사도 나타났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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