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2월에도 프로모션 연장…속사정 알고보니

입력 2016-02-04 13:38   수정 2016-02-04 13:43

프로모션 연장에도 1월 판매량 전년 대비 약 45% 급감
소비자들 "살 사람은 이미 다 사"




[ 안혜원 기자 ] '디젤 스캔들'에도 고공 행진을 지속하던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1월 들어 결국 급감했다. 강력한 프로모션의 효력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4.7% 하락한 166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30%나 감소했다.

폭스바겐은 작년 9월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벌어진 뒤 판매량 유지를 위해 최대 20% 가량의 할인 및 60개월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유례없는 할인 혜택에 힘입어 그 해 11월에는 4517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2월에는 일부 차종만 할인 혜택을 줘 판매량이 2365대로 감소했다. 이에 폭스바겐은 지난달에도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도 자체적으로 제공했다.

그럼에도 1월 신규등록은 12월 대비 30% 떨어졌다. 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해도 큰 하락폭이다.

직장인 박재현 씨(33)는 "이미 싼 가격에 폭스바겐을 살 사람은 다 샀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지난해 폭스바겐이 대대적으로 할인할 때 늦기 전에 구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고 말했다.

가격 할인에도 판매량이 줄기 시작하면서 폭스바겐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프로모션을 축소할 경우 지속적인 판매 하락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월은 긴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짧다. 소비 심리도 크게 줄었다.

소비자 연 모씨(30·여)는 "현재 브랜드 이미지가 최악인 만큼 가격 경쟁력마저 없으면 폭스바겐을 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지속하기에는 손해가 만만치 않다. 높은 판매고를 올리더라도 마진을 줄이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 일부 딜러들 사이에선 '밑지고 판매'하는 출혈 경쟁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올 초 경기지표가 워낙 좋지 않고 소비 심리도 많이 줄어 여건이 녹록치가 않다"면서 "당분간은 프로모션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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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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