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윤상 기자 ]
지난달 29일 대전시 대성동에 있는 대전소년원 학생 60여명은 추운 겨울을 이겨낼 방한용 스타킹(타이즈)을 하나씩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물품보관함에는 부족했던 문구류가 새것으로 채워졌다. 하루 전 ‘대전 검찰간부부인회’를 대표해 김강욱 대전고등검찰청장 부인이 전달하고 간 격려금으로 산 것들이다. 대전소년원 관계자는 “매년 검찰간부부인회에서 학생들 인원과 필요한 물건을 미리 물어보고 그에 맞춰 격려금을 준다”며 “올해는 대전고검장이 사비도 털어서 보탰다”고 말했다.
검찰간부부인회는 소년교도소와 소년원 등에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자 1975년 3월14일 설립됐다. 회원은 법무부·검찰청 부장검사와 부이사관 이상 간부의 부인들이다. 간부 부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남편 근무 지역의 소년원과 소년교도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십시일반으로 모은 격려금을 전달한다.
이 모임은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역별로 연말에만 모이는 데다 검찰 인사이동으로 인해 회원이 매년 바뀌기 때문이다. 간사는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 부인과 이상호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부인이 맡고 있다.
검찰간부부인회는 이번 겨울에도 사랑 나눔을 실천했다. 지난해 12월22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 부인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부인이 서울소년원을 찾아 배식 봉사를 했다. 그 다음날은 김수남 검찰총장 부인과 윤웅걸 대검 기획조정부장 부인이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를 전후해 안양·전주·대구·광주·부산·제주·청주·춘천소년원, 김천소년교도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여성지원센터 등을 각 지역 내 고검이나 지검에서 일하는 검찰 간부 부인들이 찾았다. 참석 인원은 총 43명이다.
부인이 부인회 활동을 하는 한 검찰 간부는 “사적으로 따로 모이진 않고 연말에 모여 봉사활동을 주로 한다”며 “부인 치맛바람과 같은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봉사활동이란 원래 취지를 잘 지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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