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구조조정 악재에도…금융그룹, 작년 실적 호조…신한, 순익 2.3조 '1위 질주'

입력 2016-02-0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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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수익 늘고 충당금↓…KB, 1조6983억 '2위'
통합비용 등 일회성 비용↑…하나금융 실적은 '제자리'
수익·건전성 대폭 개선…우리, 순익 1조원대 복귀



[ 이태명/김은정/박한신 기자 ] 신한·KB·하나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이 4일 지난해 실적을 동시에 발표했다. 지난해 내내 초저금리와 기업 구조조정이란 악재가 많았지만 하나금융을 제외한 세 개 금융그룹이 순이익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늘렸다.


◆수익성 1위는 신한금융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지난해 최고의 수익을 낸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2조37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2014년(2조811억원) 대비 14% 늘렸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2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2014년보다 0.21%포인트 하락하고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지만 비(非)이자 수익을 40%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생명·카드·증권 등 비(非)은행 계열사들도 선전했다.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8.7%에서 지난해 42.1%?처음으로 40%대에 올라섰다.

KB금융그룹도 선방했다.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조69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수수료 수익을 전년 대비 11% 이상 늘리고 신용손실충당금을 2014년보다 15.5% 줄인 결과다. 우리은행도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2014년 4350억원(카드사와 지방은행 매각이익 제외)이던 순이익을 지난해 1조59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엔 흑자전환도 이뤘다.

반면 하나금융 실적은 전년 수준에 그쳤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9368억원으로 전년(9377억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옛 하나·외환은행 합병 과정에서 2500여억원의 통합비용을 투입하고 지난해 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2545억원의 퇴직금을 쌓은 여파다.

◆올해 수익 전망은 엇갈려

비은행 계열사를 합한 그룹 전반의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은행들은 지난해 내내 고전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이자 수익은 전년 대비 4.6% 줄었고, 국민은행의 이자 수익도 10%가량 감소했다. 이 여파로 신한·국민·KEB하나·우리은행의 NIM은 0.1~0.2%포인트 하락했다. 이자 수익 감소와 함께 충당금 적립액도 급증했다. 부실 조선사와 한계 중소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4대 은행의 충당금 적립액은 4조원에 육박했다. 대규모 희망퇴직의 영향도 컸다. 국민은행이 3454억원, 신한은행이 595억원, KEB하나은행이 2545억원 등의 퇴직금을 적립했다.

다만 은행들은 건전성 부문에선 대체로 선방했다. 네 은행 모두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낮췄다.

올 1분기 이후 은행 실적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엔 저금리로 인한 이자 이익 감소를 대출 확대로 만회했는데 올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구조조정 이슈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올해 은행권 이익은 지난해보다 8%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명/김은정/박한신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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