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 - 서울대병원장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 - 한림대성심병원장
[ 고은이 기자 ] 대형병원 원장 출신들이 보건정책을 이끄는 국가기관장 자리를 싹쓸이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관료 중심 보건행정체계에 한계가 드러나자 외부 인사들이 ‘해결사’로 들어서면서 바뀐 풍속도다.
최근 정기석 전 한림대성심병원장(58)이 6대 질병관리본부장(차관급)에 임명됨에 따라 국내 보건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은 모두 대형병원장 출신이 이끌어가게 됐다. 지난해 임명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61·분당서울대병원장 출신),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67·서울대병원장과 분당서울대병원장 출신)도 대형병원을 경영했던 경험으로 발탁됐다.
이전 1~5대 질병관리본부장은 모두 복지부의 의사 출신 보건행정 관료들로 채워졌다. 건보공단도 성 이사장 전까지는 유력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이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복지부 장관으로 의사 출신이 와서 일하는 것도 1998년 이후 18년 만이다. 현직 기관장 세 명은 모두 서울대 의대 동문이다. 성 이사장이 67학번으로 가장 선배고, 정 장관은 73학번, 정 신임 본부장이 76학번이다. 질병본부 관계자는 “현장을 무시한 관료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위기상황에서 통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기관장들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의료계와의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경영과 국가 보건행정은 서로 성격이 다른 만큼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의사 출신 기관장들이 환자 진료와 임상 경험은 풍부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행정 경험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정 장관은 당장 시급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는 잘 볼지 몰라도 보건의료 체계를 마련하고 관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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