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 연휴 먼~ 곳으로 떠난다…장거리 항공상품 '불티'

입력 2016-02-07 08:30  

최장 10일 간 장기 연휴에 2월 유류할증료 면제
LCC는 할인 행사로 단거리 고객 유치




[ 안혜원 기자 ] # "결혼은 언제 할거니?" "승진은 했고?" 직장인 정모씨(32)는 명절마다 경상도 고향집에 내려가면 어머니에게 이같은 잔소리를 듣곤한다. 올해는 벗어나고 싶어 이번 설 연휴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하와이행 항공 티켓을 끊었다. 설 연휴 이후 평일인 11일과 12일은 연차를 내 총 9일간의 장기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설 연휴를 맞아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연휴 기간이 주말과 이어지면서 연차를 사용할 경우 열흘에 가까운 장기 휴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저유가로 2월 유류할증료가 면제되면서 북미, 유럽 지역 등으로 떠나는 장거리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주요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권은 대부분 80% 이상 예매가 완료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오는14일까지 국제선 항공권 예약률이 86%(지난 5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 연휴 기간 최종 탑승률인 80.9%를 넘어선 수치다. 이 중 동남아 노선(90.6%)을 제외하고는 장거리 노선의 예약률이 높았다. 오세아니아 88.2%, 미주 85.9%, 유럽 84.5% 순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지역의 유류할증료는 기존 수십만원이 넘었지만 올 2월은 국제유가가 할증료 기준치에 미달되면서 면제"라면서 "설 연휴에 유럽, 북미 지역으로 떠날 경우 최소 5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할증료 면제에 설 연휴 특수까지 겹치면서 국제선 항공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해외여행 상품도 일찌감치 동났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의 일부 상품은 지난해 12월 이미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의 해외여행 상품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예약에 들어갔다"며 "인기 지역 상품은 지난해 이미 좌석이 다 찼다"고 말했다.


특히 장거리 여행 상품이 인기다. 이번 설 연휴 기간(2월5~10일)에 미주 지역으로 떠나는 하나투어 상품 예약자는 전년 설 연휴(2015년 2월17~22일) 대비 85.7% 늘었다. 유럽으로 향하는 여행객은 17.7% 증가했다. 하와이, 캐나다, 미국 서부 지역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설 연휴 미주 지역 여행객이 전년 대비 256.2% 늘었다.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지역은 34.7%, 체코 등 동유럽 지역은 22.3% 증가했다.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 장거리 노선으로 가는 수요도 68.8% 상승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설 연휴 중 미주 지역 여행객은 170.1%, 유럽은 57.7% 증가했다.

장거리 노선의 수요가 늘면서 대부분 단거리 노선에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업체들은 프로모션을 통해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단거리 여행객의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에어부산은 괌 노선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괌 노선 항공권을 최저가 32만3100원(왕복 기준)에 판매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의 호텔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 선물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벤트로 설 연휴기간이 포함됐다. 이벤트 시작 당일인 지난달 21일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제주항공은 방콕행 항공권을 최대 71%까지 할인한다. 지난 3일부터 다음달 31일부터 인천~방콕 노선 티켓이 최저 14만4200원(편도 기준)이다. 설 연휴기간 동안의 항공권은 이미 93%(일반 항공권 포함)까지 예약된 상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예년보다 설 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세부행은 전년 연휴 93% 예약률에서 올해는 97%, 괌행은 82%에서 90%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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