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더 붐비는 'AK 플라자 원주점'의 힘

입력 2016-02-09 19:50  

20~30대 마케팅으로 고성장

'강원도서 백화점은 안된다'는 편견 깨



[ 정인설 기자 ] 강원 원주시에 사는 이경숙 씨(63·여)는 9일 설 연휴를 맞아 고향에 온 아들 가족과 함께 AK플라자 원주점을 찾았다. 이씨는 “설이면 항상 떡국을 먹고 손주들 선물을 사기 위해 이곳에 온다”며 “근처에 식당과 영화관도 있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말했다.

강원도 내 유일한 백화점인 AK플라자 원주점이 이색 성장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에서 백화점은 안 된다’는 업계 불문율을 깨고 고(高)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4월 개점 이후 누적 쇼핑객이 550만명으로 강원 인구(155만명)의 3.5배를 넘을 정도다.


◆명절 때 더 붐비는 AK 원주점

AK플라자 원주점의 진가는 설 연휴 때 잘 나타난다. 설 연휴 동안 일반 백화점은 손님이 줄지만 이곳은 오히려 더 붐빈다. 서울 등지에서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원주뿐만 아니라 인근 춘천 속초 평창 주括?찾는 것은 물론이고, 충북 제천과 단양에서도 ‘원정 쇼핑’을 온다. 제천에 사는 박효정 씨(33·여)는 “청주에 있는 현대백화점에 가려면 1시간30분 넘게 걸리지만 원주 AK플라자는 40분이면 돼 명절 때마다 온다”고 전했다.

휴가철에도 빛을 발한다. 여름 및 겨울 휴가에 원주에 있는 치악산과 캠핑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AK플라자를 방문한다.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원주의 특성상 인근 설악산과 동해안을 가기 전에 들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승옥 AK플라자 원주점장은 “명절이나 휴가 때 방문객이 평소보다 20%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5.8%로 전국 백화점 평균 증가율(0.5%)보다 10배 이상 높다. 지난 1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늘어나는 등 수년째 정체 상태인 다른 백화점과 차별화되고 있다.

◆매출 절반은 20~30대

AK플라자 원주점은 백화점 하면 떠오르는 식품관과 문화아카데미가 없지만 매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약속 장소는 무조건 AK’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덕분이다. 40대와 50대가 주력인 일반 백화점과 달리 AK플라자 원주점은 매출 절반이 20대와 30대에서 나온다. 그러다 보니 아웃도어와 스포츠 용품, 남녀 공용으로 입을 수 있는 이지캐주얼 등의 의류가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젊은 층의 호응은 지리적인 장점을 잘 살린 마케팅 덕분이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데다 원주시청 및 원주고속터미널과 인접해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한 서비스로 젊은 층을 끌어들였다.

원주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 전망도 밝은 편이다. 2008년 30만명을 돌파한 원주시의 인구는 최근 3년 연속 강원도 내 증가율 1위를 기록, 33만명을 넘어섰다.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로 선정돼 공공기관과 기업 유입으로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 이 점장은 “외환위기 때 춘천 미도파백화점이 문을 닫은 뒤 강원도에 백화점이 없었지만 지역적 특색을 살린 마케팅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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