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탄탄해진 장하나, 세계랭킹 9위로 올라
올림픽 태극마크 안갯속 내부 경쟁이 경기력 키워
'슈퍼루키' 전인지 가세, '중고신인' 양자령 선전
K골프 갈수록 난공불락
[ 이관우 기자 ] 이 뜨거움을 누가 식힐 수 있을까.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에 다시 불이 붙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016 개막전부터 2개 대회 연속 우승 릴레이다. ‘힘세진’ 김효주(21·롯데)에 이어 ‘준우승 단골’ 장하나(24·비씨카드)까지 챔피언 대열에 가세했다. 6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싹쓸이한 2015년 ‘K랠리’를 연상케 하는 기세다. 선수층이 두꺼워진 K골프는 갈수록 난공불락의 철옹성으로 변해가고 있다.
◆4전5기 장하나 “올림픽 욕심”
지난 7일 코츠골프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거머쥔 장하나는 이튿날 귀국길에서 “느낌이 좋다. 여세를 몰아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장하나는 나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컵을 차지해 자신감이 충천한 纘쨈? 세계랭킹 10위권 밖이던 우승 전 그와는 딴판이다. 퍼터를 칼처럼 돌려 칼집에 집어넣는 ‘쾌걸 조로’ 세리머니를 미리 준비해 선보인 것도 그런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는 “2주 전 우연히 동영상을 접하고 연습해뒀다”고 했다.
장하나는 동계훈련에서 퍼팅과 어프로치 등 주로 쇼트게임을 집중 연마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오히려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이 더 좋아졌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89%, 그린 적중률이 90%에 달했다. 퍼팅 수(라운드당 평균 31.75)가 다소 많았음에도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2타 차로 따돌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던 이유다. 그는 “쇼트게임에 자신감이 생기니 롱게임도 편해졌다”며 “새로 만난 캐디, 오래된 코스와의 궁합도 너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장하나의 우승은 또 다른 경쟁의 시작을 의미한다. 장하나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4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다. 당장 LPGA 개막전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 챔피언인 김효주와 ‘슈퍼루키’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최대 4명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한국은 현재 박인비(29·KB금융그룹) 김세영(23·미래에셋)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등 3명이 각각 세계랭킹 2, 5, 6위로 출전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지난주 김효주(세계랭킹 7위)가 네 번째로 출전권에 한 걸음 다가가며 전인지(10위)를 따돌리더니 이번엔 장하나가 순위를 10위권 내로 끌어올려 혼전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철옹성 쌓는 K골프
치열해진 K골프의 내부 경쟁은 외국 선수들에게 악재다. 넘어야 할 벽이 한층 두꺼워지는 까닭이다. 그러잖아도 한국 선수는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를 빼고도 이번 대회 6위권 이내에 4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신인은 물론 ‘중고 신인’까지 선두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위권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곽민서(25·JDX)가 지난주 퓨어실크바하마 대회에서 선두를 1타 차로 맹추격하더니 이번 대회에선 2년차 중고 신인 양자령(21·SG골프)이 마지막날 4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허리 부상 등으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한 양자령은 특히 마지막날 퍼팅 수 23개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며 상위권으로 치고 들어와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임경빈 프로는 “그린을 놓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홀컵에 붙여 파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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