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정부, 北 제재 시작…'강한 안보리 결의' 포석

입력 2016-02-10 17:31   수정 2016-02-10 17:39

정부의 10일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실질적인 첫 대북제재 조치로 평가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이다. 현재 안보리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가 논의되고 있다.

북한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사실상 폐쇄까지 염두에 둔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을 발표하면서 "개성공단 가동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이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대표적 남북협력 사업으로 꼽히지만, 북한 근로자 임금으로 지급되는 달러가 김정은 정권의 WMD 개발자금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WMD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면 일반적인 경제사업에도 제재가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은 논의가 지지부진한 안보리 결의를 자극하는 의미도 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부터 이날 현재까지 대북 제재에 대한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미일을 중심으로 '강력하고 실효적' 안보리 결의를 추진 중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수위에 있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안보리 결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전화통화를 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유엔본부와 뮌헨안보회의가 열리는 독일을 잇따라 방문,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를 변화시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공식협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첫 대북제재 조치는 우방들의 후속 조치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논의와 함께 양자 차원의 대북제재를 검토 중이다.

미 하원은 지난달 12일 대북제재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미 상원도 현지시간으로 10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대북제재 강화법안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 대북제재법안에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은 물론, 북한과의 광물거래 및 사이버 범법행위에 대한 제재, 인권유린 연루자에 대한 의무적 제재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대이란 제재시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던 것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정부, 기업, 은행 등도 제재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역시 대북 독자제재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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