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일본, 대북송금 차단…북한의 '61년 꿀단지' 조총련 자금 묶는다

입력 2016-02-10 17:48  

독자적 대북제재 착수

"김정은 통치자금 봉쇄로 북한 정권에 타격"
북한 국적자·선박 입국 금지, 자산 동결 확대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정부가 10일 북한의 4차 핵 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폭 강화한 대북 독자 제재안을 발표했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들어갈 수 있는 ‘물자’와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선박 입항과 송금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자금 규모는 중국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직접 쓰인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의 제재 효과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모든 북한 선박 입항 금지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인적 왕래를 제한하고 북한으로의 송금 허용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독자 제재 강화안을 의결했다. 지난 7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에 대한 일본의 독자 제재?신속히 결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관계 장관들에게 지시한 지 사흘 만이다. 전날엔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항의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문제 재조사에 합의하면서 2014년 7월 완화한 제재를 부활하고 북한을 기항한 제3국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제재는 북한을 방문한 핵·미사일 관련 외국인 기술자의 재입국을 금지하고 자산 동결 대상이 되는 단체·개인도 확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독자 제재 △뜻을 같이하는 국가의 제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 등 3단계 포위망 구성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5월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방침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송금 원칙적 금지

이번 대북 독자 제재의 핵심 중 하나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자금줄을 조이는 데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으로의 현금 반입신고 하한금액을 기존 100만엔(약 1020만원) 초과에서 10만엔 초과로 하향 조정했다. 또 인도적 목적의 10만엔 이하를 제외하고 북한에 대한 송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이는 3000만엔 초과 송금 때 신고를 의무화한 기존 안에서 대폭 강화된 조치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NSC에서 단호한 대북 제재조치를 결정했다”며 “납치 문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연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의 강행은 일본의 안전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일본의 대북 송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김 위원장을 직접 타격한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55년 결성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수시로 북한에 돈을 보내면서 북한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40억~50억엔가량이 북한으로 송금됐지만 최근에는 수억엔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열린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행사에 허종만 조총련 의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도 김 위원장에게 건넬 1억엔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한 적이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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