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소재 한 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에 감염된 환자 100여명이 나왔다. 지난해 집단으로 C형간염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사건보다 감염자 수가 더 많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간염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들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감염환자들은 모두 이 병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을 받았다. 이 시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한 후 추출한 혈소판을 환자에게 재주사하는 방식이다.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지 않아 불법적인 시술이다.
보건당국은 이 병원에서의 집단 감염 원인이 PRP 시술 과정의 주사기 재사용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병원의 원장이 작년 5월말 의료기관을 폐업하고 자료제공에 소극적이어서 조사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병원 원장 A씨(59)는 병원 폐업 후 다른 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특히 작년 상반기 환자가 10여명 발생하고서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다가 넉 달 가량 지나고 나서야 뒤늦게 본격적인 조사를 하는 등 늑장 대처를 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의심 환자 14명의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여러 가지로 다양한데다가 C형간염 발생 원인으로 지목되는 침 시술, 치과 시술, 문신 등을 한 사례도 많아 역학적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더 자세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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