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본격적인 원유 증산과 중국 경기침체 우려는 올 들어 유가를 소용돌이 속으로 빨아들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달 셋째주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하락해 12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만나 감산을 협의할 계획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유가는 지난달 기록한 최저가 대비 20% 올랐다. 그러나 변동성이 강한 원유시장에서 불확실성은 이 같은 상승분을 다시 날려버렸다.
OPEC 회원국인 사우디와 이란 간 정치적 긴장 고조는 OPEC 외부와의 협력은커녕 그 내부에서 감산 협의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 당국은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OPEC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는 이라크는 생산량을 현재 수준보다 하루 20만~30만배럴 늘리고 싶어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뭔가 바뀌지 않는 이상 원유시장은 과잉공급에 잠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은 월간리포트에서 “올해 비(非)OPEC 국가가 ‘설비투자비용(capex)’을 삭감하기 시작하면서 균형점을 다시 찾아나갈 것”이라고 좀 더 낙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모든 프로젝트가 한계비용 이하인 캐나다와 북해, 남미, 그리고 아시아 일부 지역은 특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칼리드 알팔리 회장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에서 30달러 아래로 유가가 추락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적정 수준보다 더 낮은 편에 있으며 소규모 생산업체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닥친 것을 고려할 때 필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유시장은 올해 첫 2주간 3조달러 이상을 증발시킨 중국의 제조업 약세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지표에 아직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올해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8%보다 크게 줄어드는 수치다. 세계에서 석유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미국은 석유 재고량의 무분별한 증가와 수요 감소로 시장의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겼다. 지난달 22일 발표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량은 4억9492만배럴로, 역대 최고치였으며 1년 전보다 30% 높았다.
반다나 하리 수석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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