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만능통장' ISA 불완전판매 주의보

입력 2016-02-16 17:27   수정 2016-02-1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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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kej@hankyung.com


[ 김은정 기자 ] “마음 같아선 금융소비자 유치를 위해 자가용 경비행기 경품이라도 내걸고 싶습니다.” 다음달 14일부터 판매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두고 한 시중은행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금융회사들의 ISA 사전 예약 마케팅이 값비싼 경품을 경쟁적으로 내거는 과열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한동안 은행권 경품 행사에서 자취를 감췄던 자동차를 내걸었다. 농협은행은 골드바 증정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섰던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해외여행 상품권을 내놨다.

증권회사들도 다르지 않다.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은 사전 예약자 등에게 연 3~5%대 환매조건부채권(RP) 가입 우선권을 주고 있다.

사전 예약은 금융회사가 거래 신청서와 투자정보 확인서를 미리 받는 것으로, 다음달 정식 상품이 출시되면 전화 상담을 한 뒤 소비자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가입한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금, 적금,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만능 재테크 통장’으로 불객? 금융권에선 올해 ISA시장을 12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는 건 소비자 한 명당 모든 금융회사를 통틀어 한 개의 ISA 계좌만 개설할 수 있어서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소비자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ISA가 초래할 금융업권 판도 변화를 감안하면 고가의 경품이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써부터 불완전판매 우려가 나오고 있다. 투자일임업 경험이 없는 은행권은 이제 ISA 상품을 개발하는 단계다. ISA의 핵심인 상품 운용전략과 운용보수 등 각종 수수료 부과 방식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사전 예약부터 받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자칫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리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지면 소비자 보호를 뒷전으로 했다는 질타를 피하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김은정 금융부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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